삼성과 격차 벌어지고 팬택도 턱밑 추격...안팎서 위기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LG전자의 국내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이 마지노선으로 삼아왔던 20% 아래로 추락하며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내수 2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반면 삼성은 점유율을 54%까지 끌어올리며 승승장구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LG전자는 9월 휴대폰 내수 판매량이 35만 7000대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자사가 추정한 9월 국내 휴대폰 시장 236만 5000대를 기준으로할 때 15%에 불과한 수치다.
최근 수년 동안 가장 낮은 내수 점유율이다. 지난 8월 48만대(20.7%)를 판매한 것에 비해 물량기준 12만대 이상, 점유율기준 5.7%p가량 추락했다.
스마트폰 대응 부진이 치명타를 입혔다. 옵티머스Q에 비어 옵티머스Z를 야심차게 내놨지만 여전히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경쟁사에 비해 이렇다할 차별화가 없는 제품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
이대로라면 그동안 얏잡아봤던 팬택에 국내 휴대폰 2위 자리마저 내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LG는 앞서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하자 남용 부회장을 용퇴시킨데 이어 1일 안승권 MC사업본부장(사장)마저 박종석 전 MC연구소장으로 교체했다.
LG전자는 이달 중 국내 이통 3사를 통해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2버전(프로요)를 탑재한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원’을 내놓고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옵티머스원은 사양면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에 해당되는 만큼 최신 고사양폰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여전히 미지수다.
LG의 부진을 틈타 팬택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팬택은 지난달 32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3.5%(236만 5000대 기준) 이상을 차지했다.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LG보다 낫다는 평가다. SK텔레콤과 KT에 각각 공급한 스마트폰 '베가'와 '이자르'가 6만대씩 12만대가 팔리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베가의 경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부족으로 수요가 있음에도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다. 내부에서 조차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다.
내수 1위 삼성도 갤럭시S의 판매호조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9월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133만 1000여대를 판매해 점유율 기준 54%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9월 국내 휴대폰 시장규모를 246만 4000여대로 추정했고 점유율 역시 이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갤럭시S가 출시 70일만에 누적 100만대를 돌파한데 이어 3개월만에 130만대(공급 기준)마저 넘어서며 국내 휴대폰 시장 최단 기간 최다 판매 기록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에 공급된 갤럭시S는 9월초 100만대 돌파 이후에도 일개통 1만5000대 수준의 판매를 지속하며 9월말까지 누적 130만대로 아직도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LG유플러스에 공급되는 갤럭시U가 누적 8만6000대(공급 기준)를 돌파하며 인기를 모으는 데다 이달중 갤럭시K가 KT를 통해 출시되면 판매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3분기 국내 휴대폰 시장은 매월 250만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740여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551만 4000여대와 2분기 563만대보다 200만대 가까이 많은 것이다. 아이폰4와 갤럭시S 등 스마트폰 강자들의 경쟁이 3분기 휴대폰 시장의 급팽창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되지만 일각에서는 과열양상에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단말기 보조금 규제 및 마케팅비 총액제한 정책'의 영향으로 4분기부터는 시장이 다시 냉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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