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프리미엄 시작됐다
글로벌 車업계, 한국산 부품 '러브콜' 쇄도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유수 자동차 제조사가 부품 조달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한국 시장을 지목하는 추세가 굳어진 데다 국내 부품 기업은 품질과 수급 경쟁력을 토대로 유럽과 미국, 일본 등 각국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와 폭스바겐, 미쓰비시 등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 경영진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등 부품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기업은 현재 현대모비스와 만도, 한국타이어 등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거나 막바지 협상 중이다.
BMW 그룹에서 구매 총괄 담당을 맡고 있는 헤르베르트 디이스 사장은 지난 2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방한했다. 내년 한국에서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키로 한 본사 차원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디이스 사장은 이날 오전 울산에 있는 SB리모티브(삼성SDi와 보쉬의 합작사) 공장을 방문한 뒤 현대모비스와 한국타이어 등 국내 부품 기업들과 미팅을 갖는다.
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은 'BMW 그룹 이노베이션 데이' 첫 날(2일) 기자와 만나 "BMW 본사에서 한국은 부품 조달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며 "현재 한국의 12개 부품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배터리와 타이어 외에도 휠 베어링, 후미등, 섀시 등 주요 부품 조달 비중을 한국에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현대모비스와 2억달러 상당의 부품 공급 계약에 대해 막바지 협상 중이다. 지난해에만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 중 폭스바겐 BMW GM 크라이슬러 다임러가 현대모비스의 램프, 섀시 모듈, 주차 브레이크 등 주요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수주액은 22억5000만달러(약 2조65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릴레이 수주에 힘입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112억달러로 세계 12위 부품 기업으로 도약했다. 한 해 매출액이 23억6400만달러 늘어나면서 매출 증가액 기준으로는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 등 일부는 만도와 접촉 중이다.
지난해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사의 전체 매출액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전년 대비 18.6% 줄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LG화학이 6위에 오르는 등 전방 산업 호황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굳힌 중요한 한 해였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의 부품 기업이 수급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파악하고 다가올 친환경 시대에 발 빠르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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