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개선' 애매한 전망 추천주도 해외수주 종목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들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책에 대해 '실효성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심리 개선 효과가 있다'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이번 정책의 수혜와 관련이 없는 해외수주 이슈 종목들을 추천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정부의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 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방안'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건설사에 긍정적이지만 향후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특히 부동산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것. 일각에서는 심리적인 개선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책이 주택경기 급반등을 이끌기는 어렵겠지만 추가적인 부동산 경기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열매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대책의 실효보다 심리효과에 주목하자"며 건설업종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이 투자를 권한 종목은 이번 정책의 수혜와는 큰 관련이 없는 해외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이다. 주택사업 리스크와 무관하거나 리스크가 완화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건설사, 그 중에서도 중장기적으로 해외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형건설사들을 추천했다.
한종효 애널리스트는 그룹공사를 바탕으로 실적개선이 가능한 삼성물산과 올해 해외수주 95억달러를 돌파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최선호주로 꼽았으며, 김열매 애널리스트도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해외수주가 가능한 종목들을 추천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도 "DTI규제가 실질적으로 완화돼 부동산 거래 활성화의 심리적 전환점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해외시장을 건설업종의 장기 성장동력으로 판단했다.
대책에 대한 뚜렷한 코멘트가 없는 것도 문제다. 물론 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는 하지만 정책에 대한 정확한 의견 없이 '단기적인 심리개선' 이라는 이유로 건설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
한 개인투자자는 "도대체 건설업종의 반짝 상승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다"며 "심리적으로,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코멘트와 기사는 잘 이해가 안 간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들은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에 대한 의견, 이유 등을 언급한 리포트를 내놓고 있어 대조된다. 골드만삭스는 "DTI 규제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았던 것에 비해 실제 내용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규제 완화 대상이 첫 주택 구매자나 기존 주택을 팔고 신규 매입하는 등 특수한 경우만 해당된다는 점▲주택 구매 수요가 가장 많은 강남과 9억원 이상 주택은 제외돼 지역도 선별 적용됐다는 점 등을 꼬집었다.
씨티글로벌증권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구매시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안이 포함되지 않아서 실망스럽다"고 평가했으며 JP모간도 "이번 대책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매매호가 스프레드가 좁아져 결국 집값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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