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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내년 수도권 내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보다 절반가량 줄어들어 10만가구에 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입주, 미분양 등으로 인한 집값하락 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반면 전셋값 등 임차가격 불안요소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6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입주물량은 총 9만3356가구로 10만가구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 17만8119가구에 비하면 52% 수준이다.
최근 5년간의 수도권 입주물량을 비교해 보면, 2006년에는 대략 13만 가구, 2007년 12만 가구에서 2008년과 지난해에는 14만~15만 가구였다. 이어 올해는 2007년 말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라 밀어내기 식으로 공급했던 물량들이 준공되면서 17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입주를 맞았다.
올해에 비해 내년 입주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주택시장은 입주폭탄으로 인한 집값하락과 미입주, 미분양 등의 사태가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입주물량이 각 지역 내에서 동일한 숫자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용인 등 입주폭탄 지역인 경기도에서 공급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어서 집값 낙폭이 어느 정도 줄고 시장침체가 해소되는 사인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입주물량 감소뿐만 아니라, 공기관의 대규모 개발사업 축소 및 지연 등으로 인한 공급 감소도 가격 낙폭 확대를 완화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함 실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시 등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절감을 선언하면서 장기적인 부동산 인허가 공급 총량을 줄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 역시 "보금자리 축소발표도 있었고 입주물량이 줄어들면 연말이나 내년부터 수요층에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부동산 상품은 공급이 비탄력적이고 실제 상품이 만들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정 공급량은 몇년 뒤 시장을 내다 볼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더불어 입주물량 감소는 임대차시장에서 공급부족지역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입주물량 자체는 원래 매매보다는 전세에 바로 영향을 주며, 입주공급이 줄어들 때 전세난이 심한 곳에는 더 크게 불안을 가할 것"이라면서 "단 거래 자체가 안 되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는 입주규모가 매매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입주감소로 인해 매매가 하락폭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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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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