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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 가정용제품 '여름대전'

에넥스·일룸 등 경쟁 가세…"시장과열 우려" 지적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가구업체들이 가정용 가구 시장에서 한 판 붙을 기세다. 기존 부엌가구, 사무용가구 시장에 한계를 느끼며 신사업 영역으로 '가정용'을 주목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침체된 가구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장 과열로 '제 살 깎아먹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정용 가구, 생산 쉽고 부가가치 높아" =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넥스와 일룸은 가정용 가구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고 판매점 확보에 나섰다. 올해 안으로 에넥스는 강남에 대형직매장을, 일룸은 전국에 100여개 전문 대리점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각각 부엌가구와 학생용가구를 전문으로 생산해왔다. 점차 브랜드가 제자리를 잡으며 더 큰 시장인 가정용 가구시장에 발을 들여놓기로 결정했다.


에넥스 관계자는 "작년 학생용 가구를 출시하면서부터 부엌가구 이외에 새로운 사업을 고려하고 있었다"며 "가정용 가구가 비교적 생산이 쉽다는 판단에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룸 관계자도 "학생가구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넥스는 기존 부엌가구 직매장과 함께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고, 일룸은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가구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가구시장 '가정용→전문가구→가정용' = 전문 가구업체들이 일반가구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리바트와 한샘이 그 예다.


1970년대에는 보루네오, 라자가구, 동서가구, 바로크가구 등과 같은 가정용 가구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후발업체였던 이들은 우선 부엌과 사무용 전문가구로 차별화에 성공, 시장을 세분화했다. 이후 기존 가구업체들이 파산 등으로 사라지자 가정용 가구로 운전대를 돌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에넥스와 일룸의 가정용 가구 시장 진출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전문가구 시장의 성장이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1조5000억원 규모의 부엌가구 시장에서 몇 년째 브랜드업체들의 점유율은 2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렴한 가격의 비브랜드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브랜드업체들이 사실상 경쟁을 포기하고 다른 시장으로 승부처를 옮기겠다고 판단한 셈이다. 사무용 가구 역시 최근 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어 성장이 멈췄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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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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