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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결산①]최악의 오심 & 역대 두번째 골가뭄


[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2010 남아공월드컵이 12일(한국시간)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첫 월드컵이라는 의미가 컸으나 기간 내내 빛보다 어둠이 더 많았다.


가장 말이 많았던 건 심판의 자질 논란이었다. 이번 대회 내내 오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열린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서 전반 6분에 터진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의 헤딩 슈팅 과정에서 공격자의 파울이 있었으나 주심은 득점을 인정했다. 이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1-0 승리로 끝났고 나이지리아는 이 패배로 조별리그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16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심판의 잘못된 판정은 계속됐다. 아르헨티나가 한국전에서 후반 31분 넣은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의 골은 오프사이드 위치였으나 부심은 이를 보지 못했다. 미국과 슬로베니아의 경기에선 미국 모리스 에두(레인저스)의 완벽한 득점을 노골 선언했다.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G조 경기에선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의 핸드볼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파울을 하지 않은 카카(레알 마드리드)에게 엉뚱하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오심 퍼레이드는 16강전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잉글랜드는 독일전에서 1-2로 뒤진 가운데 프랭크 램파드(첼시)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갔으나 부심은 볼이 너무 빨랐다며 이를 골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도 멕시코와의 16강에서 전반 26분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가 완벽한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골을 넣었는데도 주심은 이를 무효화시키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골도 줄었다. 총 145골이 터져 경기당 평균 2.27득점에 그쳤다. 1998년 프랑스 대회(171골·경기당 평균 2.67골)와 2002년 한일 대회(161골·경기당 평균 2.52골), 2006년 독일 대회(147골·경기당 평균 2.30골)보다 낮은 수치다. 경기당 평균 2.21골로 가장 득점이 낮았던 1990년 이탈리아 대회보다 0.06골 높다.


이마저도 토너먼트 들어 골 폭풍이 터지면서 소폭 상승했다. 조별리그 48경기에서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10골에 그쳤으나 토너먼트 16경기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75골에 이르렀다. 우루과이, 독일, 아르헨티나의 토너먼트 경기에선 많은 골이 터졌다.


이번 대회에서 골이 유난히 적었던 건 브라질, 네덜란드 등의 실리축구가 대세를 이뤘기 때문이다. 파라과이, 슬로베니아, 스위스 등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도 수비 안정에 중심을 둔 축구로 승점을 따기 위해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대다수 선수들은 공인구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 미숙으로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스타 플레이어의 부진도 눈에 띄었다. 지난 3년 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카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상 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하나같이 골 침묵을 이어갔다. 세 선수가 넣은 골을 합쳐도 고작 1골. 팀도 8강 이하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아이콘인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펼치며 일찌감치 고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타 플레이어의 잇단 부진 속에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조별리그 탈락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올렸다.


대회 흥행도 썩 좋지 않았다. 경기당 평균 5만여 명이 관중석을 채웠으나 대다수 경기장에서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값비싼 물가와 만만치 않은 여행 경비, 불안한 치안 등으로 세계 축구팬들이 남아공 방문을 꺼렸던 것. 게다가 개최국 남아공과 달리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겐 티켓 가격을 할인하지 않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남아공이 개최국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한 것도 대회 흥행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각종 징크스가 깨지고 아시아, 북중미 등 변방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건 긍정적인 요소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비유럽에서 개최한 대회에서 무조건 남미가 우승한다는 징크스가 깨졌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가나, 멕시코, 미국 등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가나는 8강에 올랐으며 한국과 일본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염을 토했다. 멕시코와 미국도 매우 안정된 경기력을 발휘하며 유럽과 남미를 상대로 전혀 뒤지지 않았다. 세계 축구의 격차가 많이 줄었다는 뜻이다.



이상철 기자 rok1954@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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