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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o2o코리아] 달리는 코끼리 인도, 경제 자이언트로

국내 기업들 "세계 소비지도 바꿀 1억 중산층을 공략하라"

※'새롭게 열리는 아시아시대, 뉴미디어의 최강자'를 지향하는 아시아경제신문이 창간 22돌을 맞아 'V-V 프로젝트 (Vision & Value) -10년이 100년을 좌우한다'라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창간 특별인터뷰'(편집국 전체) '스타CEO 10인에게 길을 묻다'(산업부) '미리 가보는 2020년'(국제부) '그린세상 열렸다'(산업부) '향후 10년을 빛낼 젊은 파워'(편집국 전체) '2020 미리 그리는 新산업지도'(산업1, 2부) '차이나 비즈니스 3.0'(산업부) '떠오르는 황금시장 인도를 잡아라'(산업부) '세계 속 한국人'(정치경제부) '차이나 비즈니스 3.0'(산업부), '떠오르는 황금시장 인도를 잡아라'(산업부) '동북아 넘어 더 큰 세계로'(정치경제부) 'SW코리아 세상을 뒤집어라'(정보과학부) '알짜 재테크' (금융,증권,부동산부) '잃어버린 10년 일본서 배운다'(금융,증권,부동산부) '관심 끌 금융상품' (금융, 증권) '글로벌 공기업이 뛴다'(정치경제부) '2020 재테크 패러다임이 바뀐다'(금융,증권,부동산부) '평균수명 100세, 자산운용 대변혁'(증권부) 등 130여명의 아시아경제 기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특집기사가 [2o2o 코리아]라는 문패를 달고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온-오프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질책 부탁드립니다.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12억 인구의 인도는 여러 빛깔의 나라다. 한반도의 15배 크기에 달하는 광활한 황토빛 대지, 생의 시작과 끝이 함께 흐르는 잿빛의 갠지스강, 마지막 이슬람 무굴 제국의 영광을 품어안은 순백색 타지마할….

이 신비로운 나라를 찾은 것은 지난 5월 말. 한 낮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기면서 대지는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소떼가 지나는 길 옆으로 최고급 벤츠가 질주하고, 구닥다리 자동차와 녹이 슨 오토바이, 자전거가 뒤엉킨 거리에는 허연 수염의 수행자가 맨발로 터벅터벅 길을 걷는다. 이처럼 인도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의 용광로(Time melting pot)'다.


2020년 세계 경제 중심에 우뚝
최문석 인도 뉴델리 코트라 KBC 센터장은 "12억 인구의 인도가 산업화와 중산층 증가로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브릭스(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IT 등 전략산업 육성과 내수산업 성장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연 8%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7%대로 선방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25년 인도 경제가 일본을 추월한데 이어 2040년에는 미국을 앞질러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인도의 경제 규모가 2020년에는 일본을, 2046년에는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인도는 명실공히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다.


한국-인도간 교역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펴낸 '한-인도 교역 10년 평가 및 우리기업의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대(對) 인도 수출금액은 2000년 13억2000만달러에서 2009년 80억1000만 달러로 6배 정도 늘어났다.


수입금액은 2000년 9억8000만 달러에서 2009년 41억4000만 달러로 4배 정도 확대됐다. 무역수지 흑자는 2000년 3억4000만 달러에서 2009년 38억7000만 달러로 약 11배 늘었다. 이 기간 인도는 한국의 25위 수출국에서 9위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 해 8월 체결한 한-인 자유무역협정(CEPA)을 통해 인도는 우리에게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 방문지로 인도를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1월 초 인도에 국빈 방문해 양국의 우호를 다진데 이어 첸나이 현대차 공장을 방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안내를 받아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박한우 현대차 인도법인 법인장(부사장)은 "이 대통령은 인도에서 한국 기업들의 활약상에 각별한 관심을 내비쳤다"면서 "연초 VIP들의 대규모 방문은 인도가 그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의 위상은 인도의 관문인 뉴델리 공항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웰컴투 델리'라고 적힌 삼성전자LG전자의 광고판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우뚝 선 현대차 광고판이 눈길을 끈다.


아밋 미트라(Amit Mitra) 인도상공회의소연합회(FICCI) 사무총장은 "삼성ㆍLGㆍ현대차는 인도에서 국민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인도의 산업화에 한국 기업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ㆍLGㆍ현대는 인도의 국민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 가정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합작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인도 소비자 두 명 중 한명은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신정수 삼성전자 인도법인 총괄(전무)은 "LCD TV와 휴대폰 등 삼성이 주력하는 부문의 인도 시장 규모는 250억 달러로 추정된다"면서 "10년 뒤 이 시장 규모는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95년 인도에 진출한 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힌 삼성전자는 LCD TV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40%로 독주하고 있다.


휴대폰도 노키아에 이어 20%대의 점유율로 2위를 달린다. 최근에는 첸나이와 노이다 공장을 증설해 냉장고ㆍ세탁기 등 백색가전 제품 라인업도 확대해가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 해 인도 시장에서 22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올해는 38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7년 인도에 첫발을 내디딘 LG전자는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 주요 가전 시장에서 30%의 높은 점유율로 맹활약하고 있다. 매출도 2008년 24억 달러에서 지난 해에는 30억 달러로 늘어났다.


신문범 LG전자 인도법인장(부사장)은 "인도의 전체 가전 제품 시장은 향후 5년 내 7500억 달러에 이르러 세계 8대 소비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비해 연내 제 3공장을 설립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3공장은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금은 중산층 공략에 무게를 두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향후에는 부가가치가 큰 프리미엄 시장까지 장악한다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인도 내수시장 판매 2위, 인도 자동차 수출의 65%를 차지하는 현대차의 눈부신 성적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지난 해 140만대 수준의 인도 시장에서 20.6%의 점유율(35만대)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첸나이 1, 2공장에서는 산트라, i10, i20, 엑센트, 베르나, 소나타 등 6종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산트라, i10, i20로 대표되는 소형차 3인방은 전체 판매량의 90%를 차지할 만큼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박한우 현대차 인도법인 법인장(부사장)은 "인도에서 소형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우리나라의 85%에 달하는 비싼 기름값 때문"이라면서 "내년에는 800cc급 초경량차도 개발하는 등 제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이 인도에서 선전하는 이유는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인도의 열악한 전기 사정을 고려해 정전시에도 냉장 기능이 지속되는 냉장고를 개발하거나, 경차 중심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충하거나, 인도 음식 100여 가지 조리법이 내장된 전자레인지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정수 삼성전자 전무는 "햇빛으로 충전하는 휴대폰을 내놓는 등 기술적 우위를 통한 신뢰를 심어준 것이 인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CEPA로 한-인도 윈윈 기대
한-인도 교류는 올 1월 발표된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를 계기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CEPA는 그동안 보호 무역 장벽 아래 내수 시장에 주력해온 인도가 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에 처음 문을 열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로서도 세계 경제 성장의 동력인 브릭스(BRICs) 국가와 첫 자유 무역 협정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최문석 센터장은 "제조업을 근간으로 하는 중국과 달리 인도는 지금까지 서비스업 주도로 성장해왔으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강하지만 서비스 수지는 적자를 보이고 있어 인도와의 자유 무역 협정은 양국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가 자원 강국이라는 점에서 자원 협력도 기대된다. 이미 포스코는 동부에 위치한 오리사주(연산 1200만t), 남서부 카르나타카주(600만t)에서 철강 사업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 최대 국영 철강그룹인 세일(SAIL)과 제철소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 번째 제철소가 건립될 경우 향후 수년내 포스코의 인도 조강 생산량은 3000만t에 달해 국내 생산(2010년 목표 3450만t)과 합하면 연산 6000만t 이상으로 아르셀로미탈(2009년 7320만t)에 이어 세계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좌진 코트라 전문위원은 "철강은 장치 산업이고 많은 노동력이 수급돼야 한다"면서 "인도가 최근 건설 산업이 활황이고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철강 부문의 협력은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동부제철 등 다른 국내 기업들도 철강 부문에서의 인도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EPA로 향후 4년간 10개까지 지점을 낼 수 있게 된 국내 은행권의 인도 진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도에 두 개의 지점을 보유한 신한은행은 최근 인도 당국으로부터 벨로르 지점 설립 승인을 받았다.


벨로르에는 현대자동차 하청기업 150여개가 있어서 전략적인 접근이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도 인도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첸나이 지점을 설립할 계획이며, 외환은행과 하나은행도 연내 뉴델리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5월 12~13일 뭄바이에서는 CEPA 발효 이후 처음으로 한국상품전인 '2010 G-FAIR(대한민국우수상품전)'이 열렸다. CEPA 발효에 따라 수출이 유망한 전기전자, 생활용품, 의료기기, 산업용품 위주로 총 80개 사의 국내 중소기업이 참가해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상담 실적도 올렸다.


홍기화 중기센터 대표는 "인도가 인구 12억 명에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만 1억명이 넘는 거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중국에 가려 있었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중소기업들이 인도시장에 새롭게 눈을 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포스트 브릭스인 아프리카 공략을 위한 교두보라는 점에서도 눈여겨봐야 한다. 아밋 미트라 FICCI 사무국장은 "인도는 자체 내수시장이 워낙 큰 데다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기지로는 지정학적 입지가 매우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신정수 삼성전자 전무도 "CEPA를 통해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인도는 10년 뒤 우리 경제의 핵심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인도가 아프리카 상권을 쥐고 있는 만큼 아프리카 공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도 비중이 큰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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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인도)=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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