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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다락방값?.."높게 봐야 기준층 40%"

최근 건설사들 아파트 최상층 복층화 추세
기준층과 평 당 가격 똑같이 매겨 논란
대법원 "다락방값은 아무리 높아도 기준층 40%"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 최근 아파트 건설사들이 최상층을 복층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최상층에 다락방을 만들어 수익을 높이려는 수단인데, 다락방 값을 기준층과 똑같이 매기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다. "다락방 값은 높게 봐야 기준층 40%"라는 대법원 판결이 눈길을 끈다.

10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인천 계양구 L아파트 최상층(18층ㆍ34평형)을 분양받아 입주했다.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꼭대기층'을 택한 건 건설사가 각 동 최상층에만 특별히 만든 세 평 남짓한 복층공간, 즉 다락방 때문이었다. A씨는 다락방값으로 기준층(2억8000만여원)보다 2300만여원을 더 냈다. 다락방 평 당 가격은 약 800만원. 기준층 평 당 가격과 거의 같다.


지난 5월, A씨는 같은 이유로 2300만~2700만여원까지 추가 비용을 낸 아파트 최상층(34평형ㆍ43평형) 입주자 13명과 함께 건설사 등을 상대로 "분양광고를 할 때 다락방을 개인 정원이나 서재ㆍ놀이방 등으로 쓸 수 있다고 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광고와 달리 너무 비좁고 효용성이 없어 불편하므로 추가비용을 받는 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아파트 건설사가 L아파트처럼 최상층을 복층으로 꾸미는 건 이미 대세다. 경기 남양주 K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요즘은 건설사들이 최상층을 거의 다 복층화하는 추세"라고 했다. 이는 단열이나 보온 면에서 다소 불리해 선호도가 낮은 최상층을 '인기층'으로 만들어 수익을 올려보려는 수단이다.


문제는 상당수 건설사가 자투리 공간인 다락방 평 당 가격을 기준층 평 당 가격과 같거나 비슷하게 매겨 규모에 따라 단순 합산해 최종 분양가를 정한다는 점이다. K아파트와 판교신도시 H아파트 등 최근 분양을 마쳤거나 분양중인 상당수 아파트가 최상층에 다락방이 있고, 다락방과 기준층 평 당 가격이 거의 같다. 이렇다보니 A씨처럼 불편을 느낀 입주자들이 '다락방 추가비용' 반환을 요구하고 나서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가운데 "다락방 평 당 가격을 기준층과 같게 매겨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이미 나와있어 주목된다. 대법원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해 3월 경기도 하남시 H아파트 주민 B씨 등 37명이 A씨 등과 비슷한 이유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다락방 가격은 높게 봐도 기준층의 40%가 적절하다"는 판단과 함께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그대로 인용, 확정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건물 최상층 세대는 단열 등에서 불이익이 있어 효용가치 면에서 아래층보다 낮게 평가받는 게 보통"이라면서 "다락방 설치에 따른 추가 효용 중 상당부분은 불이익을 상쇄시키는 데 그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락방 가격은)아무리 높게 봐도 기준층의 40% 정도"라는 감정평가 결과를 인정했다.


건설업체 D사 관계자는 "다락방이 효용성 면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 기준층 평 당 가격과 비슷하게 값을 매기는 게 크게 문제라고 볼 순 없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잘 만든 경우라면 값을 높게 잡아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은 건설사가 다락방을 실제로 얼마나 효용성 있게 지었는지를 따지는 게 아니다"라면서 "다락방이라는 점 자체가 문제다. 아무리 잘 지었어도 기준층 평 당 가격 40% 내에서 값을 매기는 게 적절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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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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