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성이 담배 끊기 더 힘든 이유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끈적한 가래뭉치가 세면대에 '척'하고 붙는 역겨움을 경험한 당신. 간만에 일찍 퇴근해 토끼 같은 딸내미를 안아볼라 치면 "냄새 싫어"란 말을 들어야 하는 당신. '이번에는 정말로 끊고 만다'고 다짐하지만, 어느새 발길은 담배가게로 향한다.


순간의 휴식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당신이 빨아들이는 담배연기 한 모금에는 10만 종류가 넘는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그 중 국제암연구소가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만 60여종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995년 니코틴을 '마약'으로 규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03년 흡연을 '이번 세기 최대의 재앙'으로 지목했다. 자, 다시 한 번 시작해보자!

◆3개비당 유전자 하나씩 망가진다

15년간 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린 사람의 폐암 조직에서 유전자 변이 5만개가 발견됐다. 담배 3개비가 하나의 돌연변이로 만든다는 의미다. 고윤석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는 "흡연자는 1년 간 발암물질에 280만 번 노출되는 셈"이라며 "폐암 사망의 85%가 직간접적인 흡연 때문에 생기고 하루 한 갑 피우는 사람은 10배, 2갑이면 25배 폐암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최근 여성 흡연율 증가는 또 다른 사회 이슈다. 같은 양을 흡연하더라도 여성이 더 위험하다는 경고 때문이다. 김대진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정신과)는 "여성은 폐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특히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경우 흡연에 의한 심혈관질환 위험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효과? 빨리 늙는 효과!

여성이 임신 전에 담배를 피우면 내분비계 기능이 교란되고 성호르몬을 조절하는 뇌하수체 호르몬 방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에스트로겐 분비 저하를 유도해 아이를 갖기 힘들 수 있다. 또 폐경이 빨라지고 관상동맥질환 및 뇌졸중에 더 취약하게 된다.


임신 중이라면 자궁외임신 위험 2.2배, 태아유산 위험 1.7배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평균 500g씩 덜 나가는 미숙아가 될 수도, 아이가 자라면서 정신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갑자기 사망할 수도, 기형아일 수도 있다.


안타까운 점은 임신 중 금연하는 여성이 3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담배를 끊기 어려운 이유는 구조적으로 여성이 니코틴에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니코틴 대사에 관여하는 CYP2A6라는 효소의 활성도가 남성보다 커 니코틴에 쉽게 중독된다. 금단증상이 남성보다 심하고 생리기간 동안 겪게 되는 호르몬 변화 때문에도 금연에 실패할 위험이 더 높다. 살을 빼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는 여성들도 있는데, 분명한 사실은 주름살과 흰머리가 는다는 것임도 곁다리 정보로 제공한다.

◆금연성공률 높이려면 보건소를 찾아라!


서홍관 금연운동협의회 회장(국립암센터 교수)은 "보다 강력한 정책만이 흡연으로 인한 재앙을 막을 수 있다"며 "담배가격 인상, 실외공공시설 금연구역 지정, 경고문구 강화 등 정부가 보다 강력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도 담뱃값 인상을 포함한 강력한 정책을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 보건복지부 이선규 사무관(구강생활건강과)은 "담뱃값 인상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홍보나 교육 등 비가격 정책도 강력하게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담배를 끊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다. 2009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했을 때 흡연자의 68.8%가 담배를 끊으려는 시도를 했지만 이중 86%는 자기 스스로 노력만 하다 끝났다. 혼자 금연했을 때 6개월까지 성공하는 비율은 겨우 3% 남짓이다.


하지만 금연센터에서 주기적인 상담과 도움을 받으면 1년 성공률이 40~45%로 올라간다. 전국 253개 모든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D

서 회장은 "금연으로 수명을 1년 연장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유방암 검진비의 5%, 고혈압치료제의 10%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효과적인 금연을 위해 금연치료를 보험으로 처리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강경훈 기자 kwkang@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