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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협회, "블리자드가 한국 e스포츠 무시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산하 12개 게임단, 블리자드에 공개 질의 및 답변 촉구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국내 e스포츠 프로게임단과 '스타크래프트' 제작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12개 e스포츠 프로게임단과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조기행)는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리자드 측의 협상 중단 선언 및 그래텍(곰TV)과의 독점 계약 발표에 대해 국내 e스포츠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그래텍의 인터넷 방송 채널인 '곰TV'와 e스포츠 및 방송 파트너십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곰TV가 블리자드의 게임에 대한 독점적인 중계권을 갖고, 오는 7월 출시예정인 '스타크래프트2'를 비롯한 블리자드의 게임을 기반으로 한 국내 e스포츠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KT, STX, MBC게임 등 12개 이사社와 협회 측은 이날 "다른 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게임으로서의 수명을 다한 스타크래프트를 한국의 선수들과 게임단, 팬들이 e스포츠 종목으로 발굴·육성했다"며 "스타크래프트 리그 활성화로 매출 증대 등의 이익을 거두면서도 e스포츠에 대한 지원 활동을 안 하던 블리자드가 지적 재산권을 내세워 리그 관련 모든 활동에 대한 승인, 선수의 실연과 방송중계에 의해 생산되는 경기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 주장, 협회 회계에 대한 자료 제출 및 감사권까지 요구하는 것이 협상 파행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2개 게임단은 공동 명의로 블리자드 측에 ▲게임제작사가 게임단과 방송사, 협회 등 유관기관의 경영까지 간섭하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 ▲e스포츠의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초장기에는 침묵하다 뒤늦게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는 의도 ▲협회와 게임단 대표가 공동으로 협상에 임할 시 응할 의향이 있는 지 여부 등 3개 항을 공개적으로 질의했다.


협회 관계자는 "12개 게임단의 위임을 받아 2007년부터 블리자드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일례로 협상 중 파트너에 대한 존중으로 협상 내용에 대한 비밀을 지켜왔을 뿐 NDA(기밀유지협약)를 맺은 바 없는데 블리자드 측이 협회가 NDA를 파기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적 재산권과 관련해서도 협회 측은 "스포츠에 저작권의 개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의 e스포츠 기여도와 지재권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게임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것이 협회 측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보이지만 본질은 블리자드의 무리한 수익 및 통제권한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리자드의 요구는 e스포츠에 대한 게임단 및 기업의 투자나 방송제작 활동 위축을 가져와 한국e스포츠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원제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e스포츠는 어떤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가 아닌 e스포츠를 응원하는 팬들과 선수들의 것"이라며 "단순한 게임에서 선수, 게임단, 방송사 등 관련 주체들의 스포츠화 과정을 통해 관람형 스포츠로 대중화된 e스포츠는 특정 기업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총장은 이어 "e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의 볼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며 블리자드를 포함한 게임개발사, 방송사 등 관련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지만 협상 가능성은 있다. 최 총장은 "협회와 게임단의 기본 입장은 블리자드 측과 대화를 통한 협상 타결"이라며 "블리자드가 협상에 임하면 스타크래프트2 등 블리자드의 차기작도 e스포츠 종목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리자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밝히면서도 사실상 협상을 계속하자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셈이다.


한편 블리자드 측은 지속적인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면서도 한국e스포츠 협회와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CEO는 지난 27일 국내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그동안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e스포츠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e스포츠협회 사무국과 대화를 시도했다"며 "하지만 사무국 측은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고 대안을 제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 모하임 CEO는 "블리자드는 e스포츠 시장을 점령하고 이를 통해 과도한 수익을 창출할 생각이 없다"며 "다만 e스포츠가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e스포츠의 성장을 위해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마이크 모하임 CEO는 "e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경기의 질을 향상시켜 이를 지켜보는 관중들에게 더 나은 재미를 줄 수 있는 여러 기능을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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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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