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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통화스왑 종료..외화유동성 문제없나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국제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 위기 해소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던 미국, 일본과 체결한 통화스왑이 지난달 모두 종료됐다. 정부는 외환 보유고가 넉넉하고, 경제도 회복단계에 접어든 만큼, 위기상황에서 체결한 통화스왑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시장 및 전문가들도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점에선 정부의 시각과 비슷하지만 단기외채 규제 등 외화유동성 확보 및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08년 미국에서 터진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여파로 여러 신흥시장국가들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이 가장 불안했던 원인이 단기외채의 급속한 증가라는 분석 때문이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170억달러 규모 한ㆍ일 통화스왑이 연장 없이 종료됐고, 앞서 지난 2월 1일 300억달러 규모 한ㆍ미 통화스왑이 종료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화됐고, 경제가 위기를 벗어나 회복국면에 접어든 만큼 금융위기를 맞아 체결했던 통화스왑은 연장 않고 종료키로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는 7월 3일 만기가 도래되는 30억 달러 규모의 잔여분에 대한 양국 통화스왑도 경제상황을 보고 연장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우리나라가 외화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우선 외환보유고가 넉넉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4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788억7000만 달러로 지난 달과 비교해 65억 4000만달러가 추가로 늘어났다. 또한 3월말 기준으로 중국(2조3992만달러), 일본(1조511만달러), 러시아(4341억달러), 대만(3527억달러), 인도(2784억달러)에 이어 세계 6위를 기록하며 오히려 풍부한 유동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통화스왑은 실제로 해당국가의 통화를 공급하기보다는 일종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금융위기를 벗어나 경제회복 단계에 접어든 상태에서 통화스왑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


또한 G20(주요20개국)정상회의에서 논의 되고 있는 국제금융안전망 구춘 논의에 따라 특정국가와 통화스왑 보다는 한중일 등이 참여하는 치잉마이 이니셔티브 등 다자간 통화스왑 협정을 확대하는 것이 재정부의 기본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이 낮아지고, 자금사정도 개선됐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규모에 비해 많은 대외채무를 지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입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비예금성 차입(non-core liability)가 문제였고, 특히 이 가운데 단기외채가 바로 외화유동성 악화의 주범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규모 단기외채의 상환요구가 거세지면서 일시적으로 외화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우리는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 지난 2005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31.3%에 불과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까지 68.1%로 최고치를 달렸다. 이처럼 단기외채가 급증한데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일시에 달러가 부족해지는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경제회복과 맞물리면서 대외채무의 구조도 개선돼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2월말에는 37.3%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55.5%로 하락해 단기외채상환능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외채는 4019억 달러로 이 가운데 단기 외채는 1500억 달러로 지난 2008년 말 1498억94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건전성이 좋아졌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을 놓을 정도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GDP대비 대외채무비중은 43%로 스위스나 프랑스, 독일 등 보다는 낮지만 우리나라처럼 비국제결제통화국가에 속한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다.


따라서 외채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동시에 외채상환능력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등의 외환 건전성을 높이는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정부도 이 같은 주장에 일정부분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단기 외채등 외환부문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해 나가고, 외채구조의 장기화 등 건전성 제고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은행들의 단기 외화차입과 그동안 규제를 받아오지 않았던 외국계 은행지점의 단기 외화 차입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재정부는 G20회의를 통해 자본유출입에 대비한 금융안정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국제적 공조를 통한 규제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최근 외화유동성 부족현상이 상당히 완화됐다”며 “유동성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선 은행들의 유동성 비율이나 단기외채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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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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