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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10시간의 개그' 그리고 도요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8초

[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레빈 : 당신이 팔아먹은 부채담보부증권(CDO)이 '쓰레기'란 걸 알고 있었던 거야?
골드만 : 무슨 말인지….
레빈 : 그 CDO를 투자자들한테 팔 때 집값이 폭락할 거란 사실을 주지시켰냐고.
골드만 : 집값 폭락을 우리가 무슨 수로 알았겠어.
레빈 : 그래서 그냥 팔았다는 얘기야?
골드만 : 팔기만 한 게 아니라 우리도 샀지.
레빈 : 하지만 당신들은 하락에 대비해서 보험(신용디폴트스왑, CDS)에 들었잖아?
골드만 : 물론이지.
레빈 : 그럼, 보험에 가입했다는 얘기는 투자자들한테 한 거야?
골드만 : 안 했지.
레빈 : 그 CDO가 휴지조각이 될 거란 사실을 알면서도?
골드만 : 투자자라면 그 정도는 말을 안 해도 알았어야지.
레빈 : 어쨌거나 대체 '쓰레기'란 사실을 왜 감춘 거야.
골드만 : 왜겠어. 물건 만들어 파는 게 우리 일이니까 그렇지.


시작 전부터 떠들썩했던 골드만삭스 청문회는 시시하기 짝이 없었다. 미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의 칼 레빈 위원장은 골드만삭스를 '도박장'에 비유하며 날을 세웠지만 '콧대 높은' 골드만에게서 어떤 반성이나 사과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정치적인 색깔이 짙어서였을까. 장장 10시간에 걸친 청문회는 개그에 가까웠다. 의회는 투자은행(IB)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의심스러웠고, 골드만삭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핵심을 이리저리 피했다.


골드만삭스와 그리스 사태로 잠시 잊혀진 도요타의 리콜 사태로 얘기를 옮겨보면 어떨까.


미 교통부 : 프리우스가 '쓰레기'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야?
도요타 : 무슨 소리?
교통부 : 결함을 알면서도 고객들한테 숨긴 것 아냐?
도요타 : 자동차를 타다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건 소비자도 짐작 못할 일이 아니지.
교통부 : 그래서 그냥 팔았단 소리야?
도요타 : 팔기만 한 게 아니라 우리도 매일 타고 다녀.
교통부 : 결함을 발견한 후에도 계속 차를 팔아먹은 이유가 뭐야.
도요타 : 왜겠어. 물건 만들어 파는 게 우리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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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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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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