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참으로 잔인한 4월이다. 군은 물론 국민에게도 내 자식을, 내 남편을 잃는 아픔의 달이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6일 9시 22분. 침몰한 천안함은 비명소리 한마디 외치지 못한채 가라앉고 말았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46명은 천안함과 함께 사라졌다.
이후 인양작업이 본격화 된 15일 천안함 실종자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하나둘씩 함미에서 끌려 나왔다. 천안함 생존장병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힘겨운 눈물을 쏟아내고 또 쏟아내야 했다. 21일째 물속에 잠겨 퉁퉁 부은 팔과 다리, 얼굴에 묻은 진흙을 물과 알코올 솜으로 닦아내자 애타게 찾던 전우와 가족의 모습이 보였다. 그 심정이야 어떤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해군 창군이래 최대 장병을 앗아간 천안함 함미가 인양돼 전국민이 슬픔에 잠겼던 15일, 사고는 또 터졌다. 육군소속 3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근무병 육군병사가 사망한 소식이 들려오고 저녁 8시에는 해군소속 링스헬기 1대가 남해상에 추락해 탑승자 4명중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연이어 터지는 사고에 국민들은 할말을 잃었다. 특히 군은 지난달 2일과 3일에 잇따라 추락한 공군의 F5 전투기 2대와 육군 소속 500MD 헬기의 사고결과 발표예정일까지 늦춘 가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다.
군 지휘부가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
천안함 사건 발생 초기의 미숙한 대응을 비롯해 기강 해이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 것이다. 특히 이상의 합참의장은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49분 뒤인 오후 10시11분, 김태영 국방장관은 52분 뒤에나 보고를 받았다.
장관의 오락가락 발표문도 혼선을 빚는데 한몫 거들었다. 김장관은 그제 국회 현안질의에서 한 답변은 혼란만 가중시켰다. 국방장관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지휘자로 소신과 태도가 일관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모습에서는 지휘부 혼선과 지휘보고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식이라면 군이 외치는 강군, 첨단군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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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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