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시장 소극적 움직임..급증한 펀드 자금 유출도 주목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투자자들이 가장 기피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조바심'이다. 지수가 오르기 시작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사야 할 것 같은 조바심에 매수에 나섰다가 이른바 상투를 잡는 격이 되고, 지수가 주춤하면 떨어질 것을 예상해 급히 매도했다가 귀중한 추가 매수 기회를 잃게 된다.
지금을 놓치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지만 시장은 결코 한번의 기회를 끝내지는 않는다. 조바심을 버리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면 더 좋은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국내증시가 사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저점과 고점을 동시에 높이고 있으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상승세가 진행형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매수 기회인지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전날 코스피 지수의 시가가 장 중 고점을 기록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날 미 증시가 견조한 흐름으로 거래를 마쳤고, 개장 전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실적 잠정치 역시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이같은 각종 호재로 코스피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1732.98선까지 솟아오르면서 연고점을 3일 연속 갈아치웠지만, 이것이 고점이었다.
일반적으로 다음날 추가 상승을 기대할만한 흐름은 장중 내내 고점을 서서히 높여가는 전약후강 장세지만, 전날처럼 시가가 장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면 상승탄력이 그만큼 약해졌음을 시사한다.
국내증시가 그 누구보다 의존하고 있는 미 증시의 상승탄력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 다우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1만1000선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날에도 다우지수는 장 중 1만987.38선까지 치솟으며 1만1000선에 노크했지만 이내 상승탄력이 약해지면서 결국 약보합권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증시와 미 증시에서 나란히 상승탄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라면, 지금은 매수 기회가 아니라 지루한 조정을 대비해야 할 시간이 될 것이다.
가파른 펀드 환매도 부담이다.
지난 5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틀간 1조310억원이 유출됐다. 하루 평균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된 셈인데, 지난 3월 일평균 국내 주식형 펀드 유출금액이 827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현저하게 늘어난 것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6월부터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 가운데 1700선 이상 지수대에서 설정된 펀드 규모는 36조2000억원에 달하는데, 이 펀드 자금은 지난 2~3년 가량 원금을 꾸준히 하회해온 만큼 본전회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가 상당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탈 기조가 단기간에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기관의 매수여력에 더이상 기대를 갖기가 어렵다는 뜻도 된다.
물론 국내증시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외국인이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는 한 국내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을 기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IT나 자동차 등 특정 종목에 지나치게 편중된 매수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실적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4월 중순 이후에는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외국인의 빈자리를 대신해 기관이 매수에 나서줘야 국내증시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기관의 매수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외국인 이탈시 국내증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인 것이다.
국내증시는 연고점을 연일 높여가며 1730선 안착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하지만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가 다소 약해지고, 거래대금도 점차 하락하는 등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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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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