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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지쳐"...세종시 입주 기업들 '발 동동'

한나라당 계파 갈등에 천안함 사고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한나라당 계파간 갈등에 천안함 사고까지 겹치면서 세종시 입주를 결정한 기업들의 속앓이가 깊어만 가고 있다. 당장은 국회 일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세종시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대안 마련의 필요성까지 제기하는 등 기업들의 세종시 전략에 미묘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6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세종시 입주와 관련해 "답답하다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 1월11일 세종시에 2조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이후 87일이 지난 지금까지 기본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현실을 토로한 것이다.

특히 LED 생산 전략은 다급한 실정이다. 33만㎡ 규모 용지에 계획한 LED 공장은 건설에만 최소 7개월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계획대로 2012년 양산에 돌입하려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착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삼성측의 입장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세종시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충남 연기군 월산공단이 대체 용지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측은 "세종시 입주 결정은 세제 혜택을 고려한 측면이 컸다"면서 "아직은 시간 여유가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내부적으론 대안을 검토하는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에 향후 10년간 1조3270억원을 투자키로 한 한화그룹도 속이 타들어가긴 마찬가지. 한화는 세종시 내 60만㎡ 규모 용지에 방위 산업 연구소 등을 입주시킨다는 복안이지만, 연내 착공 예정인 국방미래기술연구소 설립부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산업도 2013년 착공을 계획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올해 연구소를 착공해야 한다"면서도 "국회 상황도 여의치 않은데다 천안함 사고까지 겹쳐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종시에 9000억을 투자키로 한 웅진도 타이밍을 강조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기업의 투자가 가능해지면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계속되는 지연으로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결론이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웅진측은 국회 일정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상반기 내 결론 도출에 실패하면 대안 마련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1000억원 투자 계획을 수립한 롯데도 전략 수정을 포함한 다각도의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종시가 차질 없이 추진된다는 전제 하에 식품과학연구소 수립 등의 입주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많이 늦어질 경우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전략 수정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국회 일정은 요원한 상황이다.


세종시 해법 모색을 위해 마련된 한나라당 '6인 중진협의체'가 성과없이 활동을 종료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천안함 사고까지 겹치면서 4월 임시 국회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친이계와 친박계간 이견 도출이 실패할 경우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세종시 문제가 넘어갈 공산도 크다.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투자는 타이밍이자 시간 싸움인 만큼 세종시 표류는 기업의 장기 플랜이 어긋나고 불투명해지는 것을 뜻한다"면서 "불투명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회가 가부 결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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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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