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0년-미래경영 3.0 창업주DNA서 찾는다 <5>두산그룹 박두병 회장②
선대부터 이어온 家風 그룹 사시도 '인화'
국가·사회발전 위한 필수원칙 몸소 실천
'정직함' 강조...세금체납 단 한건도 없어
$pos="C";$title="박두병 회장";$txt="1967년 로타리 총재 강습차 들른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박두병 회장 부부(가운데)가 3남 박용성 부부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size="550,409,0";$no="201003261426083934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은거한 거상 매헌 박승직의 하루 일과 즐거움은 막내손자 용현(현 두산 회장)을 돌봐주는 것이었다.
"이놈 봐라, 이놈 봐라." 그는 용현이 세발자전거를 타면 마당을 왔다갔다 거닐며 대견한 듯이 그렇게 혼자 웃었다. 그러다 때로는 손자를 번쩍 안아 들고 자신의 귓밥을 만지게 했다.
용현은 집안의 귀염둥이였다. 매헌은 산책을 나갔고, 부인 명계춘 여사는 부엌에서 조반을 돌보는 어느날 아침, 연강은 용현을 무릎에 앉혀 놓고 목욕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
하루가 시작된 아침 풍경의 하나였다. 이제 학교로 갈 형들, 누나는 그 준비에 바쁘지만 그는 마냥 즐거웠다.<'연강 박두병, 1974년 발간>
지난해 두산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박두병 회장의 4남 박용현 회장은 어릴적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다.
지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치원 때 돌아가셔서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할아버님은 신용을 굉장히 강조했다는 말씀을 들었다"면서 "아버지는 매주 일요일이면 직계 가족을 다 모이게 하셨고, 애들이 큰 다음에야 회사 얘기를 많이 했다. 저는 의사였지만 귀동냥으로 경영을 어떻게 하느냐 이런 얘기들을 들었다"고 소회했다.
두산그룹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반드시 짚어봐야 하는 대목이 바로 박승직 창업주로부터 시작된 '가족'에 대한 무한 애정이다. 창업주가 당시 소작농에 불과했던 집안을 일으킨 것은 그였으나 박승직상점을 창업하기까지는 형님들의 지원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박승직 창업주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듯이, 가정이 평화로워야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 그러자면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손하고, 지아비는 화하고, 지어미는 순해야 한다. 이럴 때 한 푼의 재산이 없어도 그 가정은 언제나 평화스럽다."
평소 아버지로부터 이 같은 가르침을 물려받은 아들 박두병 회장은 사업주와 종사자간의 화합 역시 가정의 화목에서 시작된다고 봤다. 이 가르침을 체질화한 박두병 회장은 '반목은 종말적인 파괴를 의미하며, 화목은 영원한 발전을 의미한다'는 신념으로 강화시켜 그 정신을 두산그룹의 사시인 '인화'로 집약시켰다.
또한 그는 '하늘이 도움을 주는 시기를 기다리는 것은 땅에서 이익을 얻는 것만 같지 못하고, 땅에서 이익을 얻는 것은 인화만 같지 못하다(天時 不如地利 地利 不如人和)'는 옛말을 즐겨 인용하면서, "사업가일수록 이익에 치우쳐 도의에 어긋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정당하게 이윤을 추구하되 번 돈은 양심껏 유익하게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화를 다만 기업 노사간 원만한 관계 유지 수단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사회발전의 동기로까지 확대시킨 인식으로서, 그의 전 기업활동과 공인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천했다.
$pos="L";$title="박두병 회장";$txt="1966년 8월 박두병 회장과 명계춘 여사가 김포공항에서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나는 3남 박용성에게 안부의 인사를 하고 있다.";$size="250,536,0";$no="2010032614260839348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박두병 회장이 인화 못지 않게 소중하게 여긴 경영이념은 '신용(信用)'이었다. 이 역시 박승직 창업주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박두병 회장은 신용을 얻기 위해 사업자가 갖춰야 할 전제조건으로 '정직성'을 강조했다. 그는 항상 "이익도 도의를 밑바탕으로 할 때 정당한 것이 되며 도의를 배척하는 재능ㆍ지식ㆍ발명은 생명이 길지 못하다. 무리하게 이익을 탐하면 오히려 재산을 상실하고 화를 초래한다"고 가르쳤다.
그는 특히 '백개의 계단을 한꺼번에 뛰어오른다거나 천리를 단숨에 달린다든가 함으로써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을 철저하게 배격했다. 그에게 있어 신용을 얻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은 '정직성을 지키면서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전진하는 태도'였다.
박두병 회장이 얼마나 신용을 중시했는가는 세급납부 태도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그는 단 한 번의 부도를 낸 일이 없으며, 회사 세금은 물론 재산세ㆍ소득세 등을 단 한 건도 체납한 적이 없다.
"납세는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첩경이다. 다른 회사가 세금을 안낸다고 해서 우리도 안낸다면 국가재정은 파탄에 이르고 급기야는 국가 존망의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며 원칙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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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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