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이건희 회장이 지난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지난해 발간된 포스코경영연구소(포스리)의 한 보고서가 재조명받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오너 복귀와 그 시사점을 다룬 내용으로 오너경영과 전문경영의 차이를 다각적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특히 도요타의 경우 오너가 복귀하자마자 흔들리기 시작해 지금의 위기를 맞았다는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시사해주고 있다.
포스리의 박용삼, 김호인, 표세원, 민세주 연구원은 '도요타자동차 오너 복귀와 그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소유구조에 대해 장단점을 비교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6월 주주총회에서 창업가문 출신인 도요타 아키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오너 운영 체제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이후 위축된 오너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다수 재벌기업들이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삼성은 지난 2008년 이건희 회장의 퇴진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으나 '지금이 위기다'라는 이건희 회장의 선언과 함께 전격적인 복귀를 단행했다.
보고서는 오너경영에도 장점이 있으나 일방적인 오너경영 옹호론은 논리적 근거가 취약할 뿐만 아니라 소유구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저해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 소유구조는 개별 기업의 선택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국가별 제도와 발전 경로, 시대흐름에 따라 큰 영향을 받으며 변화한다"며 "오너경영은 추진력이 강한 반면 전문경영은 경영의 전문성이라는 장점이 있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하기는 난해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서는 "소유구조에는 정답이 없으며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오너경영 기업은 과거 황제적 오너경영의 폐해를 반복하지 않도록 의사결정의 과감성과 책임성은 최대한 살리고, 경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전문경영 기업은 '주인 없는 기업'이라는 세간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정체성 제고를 위해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의 바탕 위에서 '대리인 문제' 등을 최소화하도록 지배구조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 대해 연구소 측은 연구원들이 자율적으로 작성한 보고서이기 때문에 연구소의 공식 의견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요타자동차는 오너 복귀 1년여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제품 결함 사실을 숨기다가 오히려 비난을 받게 되면서 도요타 신화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
반면 삼성은 지난해 냉장고 폭발 사고 때 이건희 회장이 대노하며 관련자들이 문책 받고 대내외적으로 알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6일 "오너 경영이라고 하더라도 도요타와 삼성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오너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갖는다면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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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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