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청와대가 윤진식 정책실장이 겸직해온 경제수석비서관을 분리해 인선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누가 후임 경제수석이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2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별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통령실과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 의결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윤 실장이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겸임함에 따라 업무가 과중해 이를 나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경제수석 후임 인선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르면 다음달초 경제수석 후임 인선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경제수석이 부활되기는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여만이다.
◆관료출신 대세론..학계출신 강력후보도
청와대와 과천관가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크게는 관료출신과 교수출신으로 갈린다.
현직관료 중에서 기획재정부 허경욱 제1차관과 이용걸 제2차관이 대표주자다.
허 차관은 행시 22회로 청와대 국책과제비서관을 지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고, 본인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국제업무정책관 등을 거치면서 수준급 영어 실력을 갖춰 G20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앞두고 적임자라는 평이다.
이 차관은 행시2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옛 재무부 출신들이 장악해온 점을 볼 때 옛 경제기획원 출신인 이 차관이 청와대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기도 한다. 옛 재무부 출신으로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윤 실장이 대표적이다.
전직관료로는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장(전 재경부 차관)이 부상하고 있다. 행시 23회로 재경부와 금융위원회를 오가며 경제부처 요직을 거쳤다. 특히 외환위기 등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의 경험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학계에서는 이종화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가 1순위로 꼽힌다.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DB 내에서 조사국장과 경제협력국장을 겸임하면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밖에 임종룡 경제금융비서관과 김동연 국정과제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들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임 비서관은 행시24회로 기획재정부에서 금융과 거시경제 분야를 오래 맡은데다 청와대 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이다. 김 비서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시작해 이명박정부 초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후 곧바로 국정과제비서관을 맡고 있다.
◆윤진식 정책실장 거취는?
청와대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분리하면서 윤 실장의 움직임도 관심을 끈다. 청와대에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당분간 윤 실장이 겸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온 상태여서 이번 경제수석 분리가 윤 실장의 청와대 출구전략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자아내고 있다.
윤 실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시종 의원이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할 경우 충주 보궐선거 출마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최근 윤 실장에게 지방선거 충북도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제의한 상태다.
청와대의 핵심참모는 "윤 실장이 2008년 총선에서 고교동창인 이 의원에게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지만, 다시 도전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보궐선거 기회가 생기면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윤 실장이 새로운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는 개각을 사실상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늦춰놓은 상황이어서 경우에 따라 윤 실장이 포함될 수도 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경제수석 인선을 위해 어느 정도 압축된 후보를 대상으로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개각 시기와 폭 등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윤 실장의 거취에 대해 앞서나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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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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