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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고자 정보 누설한 경찰.."이젠 누굴 믿죠?"

인천지검 '조폭 두목 운영 기업형 성매매 안마시술소, 비호경찰관 등 단속결과'에서 드러난 사건 전모..112 신고자 정보 누설 및 범죄자 편에 서서 '범죄' 자행한 경찰관들의 행태에 국민들 '경악'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 지난해 7월 인천 남동구 모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를 한 A씨는 왠지 '본전' 생각이 나 112로 전화해 경찰에 성매매업소를 신고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자신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업소 주인이 휴대전화로 연락해 "다시 한 번 와라. 서비스를 잘해 주겠다"는 말할 때부터가 수상했다.

A씨는 꺼림칙하긴 했지만 "손님 유치 전략이겠지"라는 생각에 다시 안마시술소를 찾아 성매매를 하다가 경찰에 의해 현장이 적발돼 처벌되는 신세가 돼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배후에는 경찰관과 업소 주인과의 결탁이 있었다.

해당 경찰서 소속 김 모(38) 경찰관이 업주 이모씨로부터 뇌물을 받고 112 신고 전화에 기록된 A씨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것은 물론, 주인 이씨와 짜고 A씨를 다시 불러 놓고 현장을 급습해 성매매 혐의로 단속까지 한 것이다.


#2. 지난해 2009년 인천의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던 여종업원 B씨는 지긋지긋한 성매매에서 탈출을 결심한 후 112에 전화해 성매매업소를 고발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경찰의 단속과 보호의 손길이 아니라 조직폭력배의 폭행뿐이었다.


B씨가 더욱 놀란 것은 자신을 때린 조직폭력배와 업주가 자신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경찰에 신고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결국 성매매업소 생활을 청산하지 못한 채 지금도 어느 안마시술소를 전전하고 있다.


#3. 인천의 30대 남 C씨는 어느 날 퇴근 후 집 앞에서 정체모를 덩치 큰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조폭'으로 짐작되는 그들로부터 영문을 모르고 무자비하게 온몸을 두들겨 맞았다.


C씨는 맞던 도중 그들이 던지는 말을 듣고 자신이 며칠 전 성매매업소를 신고한 사실 때문에 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친구와 술을 먹다가 들어간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까지 하게 됐지만, 여종업원이 불쌍하고 성매매한 사실도 부끄러워져 112로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 '조폭의 주먹'으로 돌아온 것이다.


C씨는 "경찰을 믿고 112 신고를 했는데 어떻게 조폭이 그걸 알고 나를 찾아 왔는지 모르겠다"며 "시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신고자의 정보를 누설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위의 세 상황은 말 그대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다. 한때 한국영화를 휩쓸었던 조폭 소재 영화들에 나오던 장면들이 연상될 정도다.


그런데 이처럼 '영화같은' 상황들이 실제 현실에서도 엄연히 벌어지고 있었다.


위의 세 가지 상황은 다름 아닌 인천지검이 지난 9일 발표한 '조폭 두목 운영 기업형 성매매 안마시술소, 비호경찰관 등 단속결과'라는 보도자료에 명시된 수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한 내용인 것이다.


검찰이 이날 밝힌 단속 결과는 놀라기 짝이 없었다. 인천 지역의 '돌석파'라는 폭력 조직이 경찰의 조직적인 비호 하에 5년여 동안 기업형 성매매업소 5곳을 운영해 218억여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것 자체도 '충격'이었다.


하지만 특히 국민들을 걱정하게 한 것은 이날 사법처리된 전ㆍ현직 경찰들이 단순히 성매매업주 및 조폭들과 결탁해 단속을 완화하거나 혐의를 축소하는 등 '편의'를 봐준 것을 떠나 경찰에 성매매업소를 고발한 신고자들의 신상 정보까지 넘겨줬고, 성매매업주들의 신고자에 대한 보복행위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었다.


실제 임 모(42) 경찰관의 경우 지난 2008년 12월부터 1년간 성매매업주로부터 1400만원을 받고 112 신고자에 대한 인적 사항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실제 업주에게 신고자의 연락처와 신고 위치 등을 알려줬다.


이로 인해 경찰에 성매매업소를 신고한 신고자, 특히 성매매업소를 탈출하려던 여종업원 등이 조폭들에게 보복 폭행당하는 한편 인생을 다시 살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김 모(38) 경찰관도 지난해 7월 성매매업소 고객이 성매매를 신고를 하자 도리어 그 신상정보를 업주 이모씨에게 알려줬다.


업주 이 씨는 이를 이용해 신고자를 업소로 유인해 성매매를 하게 했고, 신고자가 잠든 새 김 모 경찰관을 불렀다.


김 모 경찰관은 신고자를 성매매 혐의로 입건해 처벌받도록 했고, 그 대가로 업주 이씨로부터 550여만원의 돈을 받았다.


특히 신고자를 성매매혐의로 입건하는 과정에서 업소 실업주가 이 씨임을 잘 알면서도 바지 사장이 실제업주인 것처럼 허위로 수사서류 작성한 혐의도 받았다.


이와 함께 문 모 전 경찰관도 2006년 12월부터 1년간 성매매업소 업주로부터 바지 사장의 구속을 면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500만원을 수수하는 등 총 2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고, 배 모(42) 경찰관도 2008년 10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성매매업소로부터 사건 축소 청탁의 대가로 5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경찰관들이 그동안의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순 봐주기 등을 떠나 112 신고자의 정보를 넘겨주는 한편 신고자에 대한 보복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의 행태가 드러나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국민들의 편에서 범죄를 단속해야 할 경찰관들이 금품을 받고 '범죄자의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국민들을 위협한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112 신고 전화를 자주 이용하고 있는 국민들은 "이제 뭘 믿어야 하냐"며 불안에 떨고 있다.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김모(34)씨는 "신문 기사를 봤는데 국민들이 더 이상 믿고 기댈 곳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민중의 지팡이로 사회의 안전판이 되어야 할 경찰들이 이렇게 썩었다니 정말 개탄스럽다"고 한탄했다.


인천 남구에 사는 한 모(45)씨는 "경찰들이 권력의 편에 서서 시민들을 괴롭히더니 이젠 범죄자의 편에 서서 함께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일부 소수라고 하더라도 이 기회에 경찰들의 적극적인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도 수사 결과 발표에서 112신고센터 운영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시정 조치할 계획을 밝혔다. 경찰이면 누구나 쉽게 112 신고정보에 접근이 가능해 정보유출이 이뤄지는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 단속된 성매매업소에 대해 총 72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실제 경찰이 출동해 단속한 것은 4회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드러나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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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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