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운찬 국무총리의 정치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9월 정치전면에 동시에 등장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상이한 입장에 놓인 것. 정 대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서의 위치를 굳히며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발판을 다졌다. 반면 정 총리는 세종시 논란 속에서 정치권의 융단폭격을 받아 차기 주자로서 이미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불안했던 정몽준 vs 화려했던 정운찬
정 대표와 정 총리는 박 전 대표라는 확실한 차기 주자를 보유한 친박 진영과 비교할 때 인물난을 겪고 있던 친이계의 외부 영입인사로서의 성격이 짙다.
출발은 정 총리가 앞서갔다. 정 총리는 지난해 9월 3일 총리 지명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실용'이라는 정치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로 꼽혔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구여권이었던 민주당이 영입에 공을 들였을 만큼 학자로서의 전문성과 참신하고 도덕적인 이미지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지난해 9월 7일 대표직을 승계한 정 대표의 시작은 불안했다. '친이 vs 친박'으로 쪼개진 한나라당 세력 판도 속에서 별다른 정치적 거점을 확보하지 못해 툭하면 조기 전당대회론이 불거지는 수모를 겪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의 처지는 상전벽해다. 시작이 화려했던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와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불거진 실언 논란은 물론 세종시 정국 속에서 정치권의 십자포화를 견디지 못하며 이미지에 흠집을 남기며 곤두박질쳤다. 최근에는 차기 주자 여론조사에서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정 대표는 세종시 논란 속에서 박 전 대표와 일전불사도 마다하지 않은 과감한 행보를 선보이면서 대표로서 안착한 것은 물론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발판도 다졌다. 지난 2월말 '리얼미터'의 차기주자 여론조사에서 16%로 2위에 오르며 박 전 대표와의 격차를 줄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정몽준 고공행진, 정운찬 전화위복 가능할까
두 사람의 정치적 위상은 6월 지방선거 성적표와 세종시 정국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또다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6선 비주류 국회의원의 꼬리표를 떼고 명실상부한 한나라당 대표로서 탈바꿈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최근 상승세는 일시적 반짝 효과에 불과해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지방선거 성적표와 세종시 수정안 관철 여부가 정 대표의 고공행진 여부와 직결된다. 당 대표로서 선거승리를 이끈다면 정 대표의 앞길은 거칠 것이 없다. 또한 '세종시 중진협의체'를 통해 꼬여버린 정국의 해법을 제시할 경우 정치적 위상도 수직상승한다. 아울러 6월 남아공 월드컵도 플러스 요인이다.
정 총리는 2월 임시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논의될 정도로 야권의 표적이었다. '정운찬=세종시 총리'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인 만큼 정 총리의 미래는 세종시에 달려있다. 세종시 문제가 수정안으로 결론이 나면 정치적 재기는 가능하다. 정 총리가 최근 정중동 행보를 선보이며 공교육 개혁 등 국정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는 등 내공쌓기에 치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세종시 논란 속에서 여권이 지방선거에 참패할 경우 정 총리는 정치적 희생양이 돼 총리적 사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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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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