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세종시 논란으로 정치권의 갈등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격화된 가운데 개헌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불거졌다. 개헌 이슈는 세종시 문제를 뛰어넘는 메가톤급 사안인 만큼 향후 개헌론의 논의 여부 등을 놓고 정치권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정몽준 대표 등 한나라당 당직자 4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제 남은 과제는 선거법을 개혁해야 되고, 행정구역 개편을 한다든가 또 제한적이지만 헌법에 손을 대는 과제가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도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 국회에서 논의돼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제한적 개헌론을 심화시킨 것.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역시 이날 개헌론을 띄웠다. 이 위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정책, 대외정책, 남북정책 등 정권의 기본 틀과 철학이 갖춰졌으니 나머지 해결해야 될 점은 역시 정치개혁"이라면서 "올해 말까지는 개헌을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세종시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개헌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렵겠지만 6월 지방선거 이후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두 돌을 맞아 촛불시위로 상징되는 정치적 곤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은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친서민 중도실용 기조를 통해 지지율은 50% 안팎에 오르내릴 만큼 안정적인 편이다. 남북관계 역시 연내 개최설이 나돌 만큼 취임 초기의 어려움과는 거리가 멀다.
이 대통령은 이 때문에 집권 3년차 최대 화두로 한국 정치의 고질적 과제였던 개헌 및 정치개혁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치권 역시 개헌의 추진 과정과 속도, 폭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지만 개헌 필요성에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편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 시기의 불일치로 인한 정치적 불편을 해소하자는 이른바 권력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론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지난 2007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앞서 개헌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아울러 현행 헌법이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인 만큼 시대상황의 변화에 맞게 헌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공감대도 적지 않다.
다만 개헌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권 주류가 세종시 출구전략의 일환을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야권 및 여권 비주류의 의구심 어린 시선이 적지 않아 개헌이라는 이슈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이 대통령이 개헌론을 직접 점화한 만큼 올 하반기 개헌론이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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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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