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손님 숟가락 놓는 직원은 영원히 숟가락만 놓으란 말입니까?" 한국거래소(KRX) 대외 유관기관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부서의 직원은 이번 인사시스템에 최초로 도입된 부서장 직원선택제(드레프트제)가 자칫 개인 경력은 고려하지 않은 반쪽자리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드레프트제는 소속 부서장이 함께 일할 직원들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이다. 그는 "가고 싶은 부서가 있어도 현 부서에서 열심히 하면 인정받아 남을 가능성이 높아 걱정되고 그렇다고 대충하면 퇴출당할까 두렵다"는 말도 곁들였다.
경영지원본부의 다른 한 직원은 "입사 이래 수년간 의전과 관련된 현 부서 업무만을 담당해왔다"며 "한국거래소 핵심 업무인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업무를 맡고 싶어도 이제는 사실상 어렵게 된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현 업무의 적임자로 인정받고 있어 부서장이 옮길때 마다 안정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붙들어둘 가능성이 커 결국 자신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팀원급 인사 과정에서 이런 하소연이 입증된 사례도 있다. 경영지원본부 한 부서의 경우 부장과 팀장이 한꺼번에 타 부서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작 팀원들은 전원 자리를 지켜야했다. 타부서에서 새로 부장과 팀장이 왔기에 업무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팀원들이 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부서 한 직원은 "드레프트제가 윗선은 변하지않고 아랫선만 제자리에서 맴도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 표현하면 조직의 활기를 떨어뜨리고 직원들의 근무욕구를 저하시킬 수 있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드레프트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호봉제로서는 문제가 많은 만큼 성과에 따라 차등보수가 지급되는 연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
시장본부 한 직원은 "회사의 목적에 맞게 본인의 경력 관리를 배제하고 업무에 임한다고 할지라도 업무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는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연봉제 등 실질적인 보상 체계 도입을 통해 드레프트제에 맞는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반드시 부작용 따르게 마련이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도입된 드레프트제가 착근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제도보완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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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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