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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변동성 장세에 리서치센터 '우왕좌왕'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저희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당초 전망을 조금 수정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향후 조정하게 되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시장 상황을 묻기 위해 한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에 전화를 걸었던 지난 금요일. 한 애널리스트는 두바이발 루머, 출구전략 등에 대한 전망 등을 얘기하면서 이같은 말을 덧붙였다. 리서치센터가 증시전망 자체를 바꾸기도 하냐고 질문하자 그제야 "상반기에 주가가 바닥을 찍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했는데 시장 흐름이 생각보다 긍정적"이라며 "저희 하우스 뷰가 조금 앞당겨진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다"고 다급히 답한다.

국내 증시가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보이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본인들의 전망을 마냥 고집하지는 못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원칙을 근거해 본인들의 의견을 주장하던 옛 모습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리서치센터들도 이같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법인영업이 중시되는 요즘 분위기에서 시장 흐름에 크게 배치될 경우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투자전략팀과 애널리스트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색깔 있는 비관론으로 존재감을 과시해온 국내 한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지난해 말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보고서도 크게 달라졌다. '매도' 리포트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 '중립'이라고 한 것은 사실상 '매도'와도 같다. 요즘도 애널리스트 분석 보고 주식하는 사람도 있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리서치센터가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 등락을 100% 맞추는 것 보다 나름의 투자철학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논리를 펼치는 여의도, 비관론자든 낙관론자든 소신 있는 전문가가 인정받는 여의도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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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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