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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제도 변경 제약업계 '망연자실'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정부가 보험의약품 가격 결정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한다. 약값에 거품이 많아 이를 제거하겠다는 게 주된 명분이다.


보험의약품으로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던 수백 개 제약사들도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직면했다. 이를 통해 제약업계에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가 16일 발표한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은 2006년부터 추진돼 온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결정판이다.


핵심은 보험의약품의 '마진'을 인정하는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일명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와 '리베이트 처벌강화'다.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는 제약사가 의약품을 병원에 납품할 때 거래된 가격과 정부가 애초 정해준 '보험약가'의 차이만큼 병원이 인센티브를 가져가게 하는 제도다.


일례로 보험약가가 1000원인 약을 제약사가 병원에 900원에 팔 경우, 차액 100원 중 70원은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로, 30원은 환자부담금 경감에 사용한다. 그리고 이듬해 보험약값은 1000원에서 920원(8%)으로 깎인다. 차액이 5% 발생했다면 약값조정폭은 4%다.


납품가 인하와 이로 인한 보험약값 인하는 제약사들이 수익률 하락을 감당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된다. 이를 통해 약값 거품은 꺼지고 리베이트도 사라질 것이란 게 정부의 계산이다. 또 납품가를 인하할 필요가 적은 '신약'을 개발하도록 유인하려는 목적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것이 리베이트 근절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제약협회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리베이트를 심화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는 무한 가격경쟁을 통해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감소해, 제약회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또 보험약값 인하를 피하려는 제약사들과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의료기관 간의 음성거래로 신종 리베이트가 고착화될 것이란 주장도 펼쳤다.


한국제약협회가 최근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도출한 자료를 보면,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도로 즉각 1조 5000억 원의 돈이 사라질 것이며, 5100~94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복지부 역시 의료기관이 보험약가보다 5% 싸게 납품받을 경우, 이듬해 4121억 원의 약제비가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인 경우는 8242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보험의약품 시장규모는 10조 3036억 원(2008년)이다.


리베이트 처벌강화도 강력하다. 의료기관(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가능케 하고, 리베이트 수수행위 신고 시 포상금도 최대 3억 원 지급키로 했다. 리베이트를 주다 적발된 제약회사는 1회 때 보험약가 20%를 인하하고(지난해 8월 시행), 2회 때는 아예 건강보험에서 제외시키는 초강력 제도를 신설했다.


10월부터 시행되는 새 제도는 제약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지만, 주로 '리베이트'에 의존해 온 영세 제약사들이 집중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 외 별다른 무기가 없는 '카피약'만을 주 수익원으로 보유한 제약사의 경우, 약가마진 감소는 영업력 저하로 이어지고 인지도 높은 상위 제약사들에게 시장을 모두 내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자체의 축소분이 '반사이익'보다 클 것으로 보여, 상위 제약사들도 새 제도 시행을 반기지 않고 있다.


제약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를 굳이 시행하려고 한다면 1년 간 시범사업을 실시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정책을 보완하거나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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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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