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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기 '강 건너 불' 아니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일본 지방 공항에 가면 해외 노선이 하루에 한 편 밖에 없다. 그래도 출입국 관리나 세관, 경비 직원이 각각 배치돼 있다. 그 한 편이 오는 때 말고 다른 시간에 이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할까?"


이런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일본의 논객 오마에 겐이치 박사다. 그는 저서 '부의 위기'에서 일본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정말 시행할 마음만 있다면 정보통신 기술을 충분히 활용해 아웃소싱으로 정부 비용을 현재보다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공병호경영연구소의 공병호 소장은 이 같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현재 일본이 당면한 위기의 본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리콜 사태와 JAL 파산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일본 위기는 개별 회사의 문제에서만 원인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 자체가 구조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라는 것.


공 소장은 일본의 문제는 거대 정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95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고도 성장기를 만끽하는 동안 일본 특유의 관료 및 유관 단체들이 급속히 성장했고, 결국 경쟁 촉진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방해하는 요인은 규제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관료 조직과 유관 단체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란 게 공 소장 견해다.

지난 4일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국제 포럼에 참석한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 경제학과의 후카오 교지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했다. 일본의 대기업에서조차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날 후카오 교수는 "노동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사람들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노동법 때문에 대기업들조차 가능한 임시직으로 채우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인력 적체가 발생하게 되면 자회사에 전출 형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과잉 인력을 바깥으로 배출하기보다는 기업 내에서 유지하는 방식을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일본 기업들 가운데 일부 기업들의 품질 문제도 이런 현상과 밀접히 연결돼 있음을 언급했다. 즉 간접 부문이 필요 이상으로 커진 체제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공 소장은 이에 대해 "오늘의 일본 문제가 내일의 한국 문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서도 정부 재정 지출, 국가 부채, 공기업 부채 등 공공 섹터의 비대화 추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본의 고민을 '강 건너 불'처럼 받아들이지 않고 일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충분히 얻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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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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