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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디레버리지'의 함정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일본에서 인플레가 문제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엔 캐리 트레이드라는 용어를 회자시킬 정도로 제로금리에 깊숙이, 오래 빠져있지만 일본에서 물가상승이 우려된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디플레가 만연하고 있으며 유동성 함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닷컴버블 붕괴 때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일본 역사를 공부한 Fed와 재무부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뒤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당시의 공부가 미진했다고 후회하고 있을까 아니면 유동성 함정에 빠진 일본의 입장을 이제서야 이해하면서 탈출 방법이 없음을 자인하고 있을까.


인플레는 공격적인 금리인상 등을 통해 돈줄을 죄면 결국 잡을 수 있다. 폴 볼커가 Fed 의장 시절에 입증했다.
반대로 아무리 돈을 푼다고 해도 디플레를 잡기는 어렵다. 일본이 20년간 증명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고 있을까. 인플레가 우려되기 때문에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일까 아니면 디플레를 대비해서 더욱 더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일까.


국가부도까지 거론될 정도로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지자 방만했던 재정지출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과연 재정지출을 줄이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재정파탄을 우려하기 때문인가.


경기가 살아나기는커녕 더욱 침체일로를 걸을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경기회복 수단인 재정카드 사용을 중단한다면 경기가 어떻게 되겠는가.
재정이 붕괴되고 국가 부도사태에 직면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니 국가만이라도 우선적으로 살리고 보자는 심산인가.


국가가 살아도 디플레에 빠지고 나면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디플레는 소비와 투자 지연을 초래한다. 돈을 안 쓰고 버티면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투자 또한 나중에 집행하는 것이 이득이 되기 때문에 악순환이 꼬리를 물게 된다.


이는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소비와 투자자 미뤄지는 것은 주가에 절대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디플레 심리가 파다해질 경우 인플레 기대감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난 뒤기 때문에 인플레 및 경기회복 기대감에 젖은 채 상승세를 보이던 글로벌 상품가격은 추락을 면치 못하게 된다.


자산가격이 모두 하락세로 돌입하는 게 확연해지면 디레버리징도 강화된다. 밟히는 돈을 갖고서도 투자할 대상이 없다고 느끼게 되면 레버리지에서 디레버리지로 전략을 바꿔 투자를 회피하게 마련이다.


초저금리로 자금을 빌려 수익을 내던 투자행위들이 원금상환에 들어가게 되며 무한대의 유동성 방출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돈이 돌지 않게 된다.
신용창출 규모와 화폐 유통속도가 급락하면서 돈을 풀어봐야 돈을 사용하지 않는 단계에 돌입한다.


80년대부터 전세계는 확대일로 경제를 만들어냈다. 숱한 거래소가 설립되고 레버리지를 높인 거래수단이 무수히 등장했다.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파생상품을 만들어내면서 위험을 회피하거나 이전하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돈 놓고 돈 먹기'였고 그러한 금융기법이 실물 경제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악으로만 작용했다는 게 입증됐다.
이제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제로금리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공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상초유의 글로벌 협조체제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발하기까지 투기에 골몰했던 잘못을 씼어낼 정도로 효력이 있지는 않다.


그간 글로벌 경제는 인플레와 레버리지를 적절히 섞으며 팍스아메리카 및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냈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어 디플레를 수출하게 하면서 인플레 우려를 잠재웠고, 브릭스를 띄우면서 소비를 조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글로벌 성장엔진은 수명을 다하고 있다. 엔진이 꺼지면 인플레와 레버리지가 디플레와 디레버리지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과연 '디플레+디레버리지'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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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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