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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삼발이 포트폴리오'로 승승장구

내수중심 패션-수출중심 전자재료·케미칼 '환상의 궁합'
"안정적 사업축…분사는 없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캐주얼의류(빈폴)와 수트(갤럭시)를 만드는 삼성의 패션계열사'

제일모직이라는 회사에 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다. 아무래도 회사의 모태가 섬유사업이었고 사명에도 '모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 때문일테다. '빈폴'이라는 대표 의류브랜드의 유명세도 한 몫한다.


그러나 사실 제일모직이 만드는 것은 '사람 옷'만이 아니다. 고급 LCD TV와 자동차의 내·외장재, 대형 트럭이 지나가도 멀쩡하다는 애니콜 휴대폰의 강화 플라스틱 케이스, 세계 1위에 빛나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소재를 개발하고 생산한다. 한마디로 TV와 자동차, 휴대폰과 반도체가 입는 옷과 액세서리까지 만드는 회사인 셈이다.

사실 전자기기와 가전에 사용되는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제일모직의 케미칼부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전자재료부문, 그리고 패션 부문 간 연관성은 극히 적다. 오히려 케미칼과 전자재료부문은 주요 납품회사인 삼성전자와 더욱 밀접하게 닿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사업이 안정적인 사업축을 이루며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는것은 이들이 환율이나 계절적 수요를 서로 완벽히 보완해주는 이른바 '삼발이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현재 제일모직의 매출 비중은 케미칼(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43.53%), 전자재료(28.8%), 패션(25.6%) 순. 그러나 올해부터는 전자재료와 패션 부문 매출이 급증하면서 사업간 매출 비중은 더욱 안정세를 띌 전망이다.


패션은 내수 중심, 전자재료와 케미칼은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다보니 환율에 대한 득실을 서로 상쇄시킬 수 있다. 케미칼, 전자재료 부문의 수출비중은 각각 80%와 94%로 글로벌 사업구조가 정착돼 있는 반면 패션부문의 경우 90% 이상이 국내에서 소비되는 전형적인 내수사업이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제조·판매하는 패션부문이, 오르면 수출 중심인 케미칼과 전자재료 부문이 가격경쟁력을 얻어 실적이 개선되는 논리다.


계절적인 실적 변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의류제품의 판매단가가 높아지고 수요도 증가해 패션부문 매출이 급증하는 겨울철에는 가전·전자기기의 비수기가 도래하면서 전자재료, 케미칼부문의 매출이 줄어든다. 지난해만해도 케미칼과 전자재료 부문은 3분기 최대실적, 4분기에 하락세를 보인 반면, 패션부문은 3분기 최저실적을 내고 4분기는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섬유사업과 화학사업을 성장시켜 각각 제일합섬(현 웅진케미칼), 삼성석유화학 등으로 분사시킨 경력이 있는 제일모직이지만, 향후 케미칼과 전자재료 사업의 독립은 없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사업 간 취약점과 강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줄 수 있는 제일모직의 사업구조는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가능케 한다"면서 "앞으로 전자재료와 케미칼 사업의 규모가 커진다해도 분사하거나 따로 떨어질 필요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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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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