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 하락 아니더라도 추가 상승 기대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중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제히 조정을 겪고 있다.
긴축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투자심리 위축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지지부진한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12일 오후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p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8년 이후 1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지준율 인상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지준율 인상이 본격적인 긴축정책의 신호탄으로 인식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제히 조정을 겪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출구전략의 '출'자만 들어도 이내 소심해지지만, 사실 지준율 인상이 중국 증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2004년 이후 중국은 꾸준히 지준율을 인상해왔지만, 그 당시 주가 흐름을 보면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
고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준율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뿐더러 지금의 중국 정부의 입장은 경기과열 자체를 억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투기방지, 특히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중국 정부가 경기 과열을 막으려는 의도로 지준율을 인상했다면 이것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의 소비시장이 위축, 국내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지만, 실물 경제로까지 전이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 역시 실질적인 타격은 입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부분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물경제로 파장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지준율 인상 자체는 본격적인 긴축의 시그널로 볼 수 있는 상황이고, 중국 정부 역시 투기방지 및 자산 버블을 막으려는 의도라면 자산가격이 움직이는 조짐을 보일 때 마다 추가적인 긴축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하더라도 금리 인상이 단행되기 이전까지 크고 작은 긴축 정책들이 추가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고, 그 때마다 주식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예상보다 4~5개월 가량 빠르게 지준율 인상에 나섰고 금리인상까지 추가적인 정책들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시장도 일시적인 충격에 노출될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이것이 전체 경제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세적인 하락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국내증시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모습이다.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1700선의 벽에 부딪히며 좁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견조한 투자심리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왔지만, 중국이 긴축정책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미국 증시 역시 중국증시의 영향은 물론 은행권에 대한 수수료 부과 이슈 등으로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에 기대기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의 주춤한 매수세, 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변화 등 내부적인 이슈도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신중한 태도가 필요해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3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8.10포인트(-1.07%) 내린 1680.54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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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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