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다시 1월이다. 펀더멘털은 잠시 뒷전으로 두고 1월 효과가 어김없이 화제다.
투자 바깥세상에서 변칙은 말 그대로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반면 투자의 세계에서는 변칙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되풀이된다.
대표적인 변칙이 이른바 '캘린더 효과'다. 특정 시기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뜻하는데 1월 효과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캘린더 효과에는 주말 효과라는 것도 있다. 월요일 종가가 전주 금요일 종가보다 낮은 현상을 일컫는데, 실제로 맥그로 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50~2004년 사이 월요일의 주가 수익률은 -0.072%로 화요일(0.032%) 수요일(0.089%) 목요일(0.041%) 금요일(0.080%)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주중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했다.
월말 효과라는 것도 있다. 매월 마지막 거래일과 다음 달 첫 3거래일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1962~2004년 사이 이 기간의 주가 수익률은 0.138%로 나머지 거래일의 수익률 0.024%를 웃돌았다.
연말연시 효과도 존재한다. 12월 마지막 주와 이듬해 첫 2주간 주식시장은 상승 곡선을 그릴 뿐 아니라 거래량도 늘어난다는 것. 실제 맥그로 힐의 집계에 따르면 연말과 새해 3주간 수익률은 0.144%로 나머지 기간(0.039%)의 수익률보다 높았다.
그리고 1월 효과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특히 소형주가 강한 오름세를 보이며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경향을 보인다. 1월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은 통상 1월 첫 2~3주가량이다.
금융시장과 무관한, 때로는 초현실적인 영역에서 주식시장의 변칙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가령, AFL(Americal Football League) 출신 팀이 승리하면 증시가 전년 대비 상승하고 NFL(National Football League) 출신 팀이 승리하면 하락한다는 속설이 있다.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2008년 말까지 40년간 이 속설은 80%에 달하는 적중률을 기록했다.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로 증시의 등락이 결정된다는 속설도 존재한다. 통상 '드러난 무릎과 강세장 이론(bare knees, bull market theory)'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속설은 거리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많을수록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골자다.
1987년, 속설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뉴욕증시가 대폭락했던 블랙먼데이 직전, 무릎을 드러내는 스커트는 자취를 감추고 바닥에 닿을 듯한 롱스커트가 대유행이었다. 1929년에도 스커트 길이는 꽤나 정확한 증시 바로미터였다.
다만, 인과관계에 대한 논란이 지금까지 그치지 않는다. 스커트 길이로 주가를 점칠 수 있다는 주장과 증시 향방이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를 결정한다는 반대 의견이 대립하는 것. 닭과 달걀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증시 속설 중에는 아스피린 지표라는 것도 있다. 주가 등락과 아스피린 생산량은 서로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 그럴 듯한 얘기다. 주가가 오르면 두통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줄어든다는 얘기가 전혀 터무니없지는 않다.
이런 'OO 효과'나 'OO설'을 변칙이라고 하는 이유는 합리적인 경제 이론에 근거할 때 일어날 수도, 지속될 수도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또 이런 변칙들이 생겨나는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주식의 기술적 분석처럼 변칙들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여기서 수익을 낼 수도 있을까. '글쎄….' 먼저 경제 여건과 무관하게 주식시장의 변칙들이 어김없이 현실화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설사 자명종 시계가 울리듯 특정 시점에 일정한 주가 등락이 나타난다 해도 거래 비용이라는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리스크를 감안할 때 변칙을 이용한 거래가 적정 기대수익률을 보장하는가를 생각하면 투자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늘 벌어지고, 변칙도 그런 현상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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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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