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수익률 49.65%..선진증시 대비 월등히 높아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올 한해 국내증시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나 인도 등 이머징 마켓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크지 않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에 비해서는 크게 나은 수익률을 보이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올 한해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은 49.65%. 지난 한 해 -40% 이상의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하락폭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는 수익률을 거뒀다.
코스닥 지수의 수익률은 54.67%로, 코스피보다 상승폭이 컸다.
이에 반해 미국 다우지수(20.19%)와 S&P500 지수(24.71%), 영국(21.73%), 독일(23.85%), 프랑스(22.30%) 등은 20%대의 수익률에 머물렀고, 올 한해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던 일본 닛케이 지수는 19.04% 상승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아시아 증시의 수익률은 상당했다.
중국 상해종합증시가 80% 가까운 수익률을 거뒀고, 인도증시는 79.78% 급등했다. 대만(77%)이나 싱가포르(64%), 홍콩H지수(61%) 및 항셍지수(51%) 등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국내 증시가 아시아 증시 내에서도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전년도의 하락분을 모두 만회할 수 있었던 가장 이유는 크게 펀더멘털적인 측면과 수급적인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지수에 영향력이 큰 IT주로 대표되는 국내기업들의 발빠른 실적개선과,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는 여느 때보다 빛이 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2조3905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지난 1998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다.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연초부터 확산되면서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이끌어냈고, FTSE 선진지수 편입이 확정된 이후에도 국내 기업들의 견조한 펀더멘털에 외국인의 매수세는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인 업종 중 대표적인 것은 전기전자업종이다. 총 9조3025억원 규모를 전기전자업종에서 사들였는데, 지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IT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IT업종의 수익률은 올 한해 87%에 달해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이 유독 IT주에 관심을 쏟은 것은 IT주의 강력한 펀더멘털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인 IT주는 지난 해의 경기침체에서 빠르게 벗어나면서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업계 재편이 일어났고, 여기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되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살아남은 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업계 재편 이후 D램 반도체시장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는 등 경쟁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고 이것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IT주는 내년에도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높은 이익 모멘텀은 물론 중국 내수 확대 정책의 수혜로 큰 폭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적인 평가다.
문제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달려있다.
올 한해 공격적인 매수세를 펼쳐낸 외국인은 그야말로 코스피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시장을 이끌었지만, 내년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올해와 같이 공격적인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유독 외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증시 여건을 감안한다면 외국인이 올해보다 소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거나 혹은 태도를 바꿀 경우 고스란히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외국인과 IT주가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것 같이 내년에도 외국인 및 주도주의 힘은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며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전체 시장의 방향성이 좌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