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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부담 턴 외환은행, 최대 수혜 인수후보자는?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법원이 29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 대한 항소심에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이 사실상 해소됐다.


1심 무죄판결에 따라 사실상 법적 부담을 털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심 판결로 인해 그나마 남아 있던 '먹튀'를 도울 수 있다는 심리적 무게가 사실상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물론 검찰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까지 가야 하지만 이 경우에도 외환은행 인수를 노리는 인수후보자들은 부담을 거의 느낄 필요가 없어졌다.


현재 외환은행 인수를 노리고 있는 후보군은 국내에서 3곳이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힌 KB국민지주, 하나지주, 산업금융지주 등이다.


외국계 금융사는 론스타에서 어떤 인수후보자를 찾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예외로 치고 국내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3곳 중 산업금융지주가 이번 판결의 최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KB금융은 해외 영업과 외환 부문을 보완하고 선도 은행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고 외환은행 인수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최근 회장선임과 사외이사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이해득실 계산이 복잡하다. 외형적으로는 외환은행의 해외네트워크를 탐낼만 하지만 내년 경제상황에 따라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국내에서보다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M&A기회를 더 유심히 살피는 중이다.


산은지주는 취약한 수신 기반 확보를 위해 외환은행 인수가 필요하다. 다만, 산은지주는 기업구조조정부터 원활히 마무리 지어야 하는 부담은 있다.


그러나 그동안 론스타의 '먹튀'를 돕는다는 외부의 시선이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지주는 국내 인수후보자 중 외환은행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라며 "외환은행의 국내외 네트워크를 고스란히 인수해 최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곳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환은행 내부에서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과 합병 후 진행된 상황을 되돌아보면 외환은행을 가장 튼실히 지켜내고 향후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합병주체는 산업은행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노조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는 물론, 직원들사이에서 자신들을 인수하는 주체로 가장 꺼리는 곳이 KB국민지주이며 그 중 직원들 사이에 최선호대상으로 떠오르는 곳이 산은지주"라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정책집행에 대한 부담이 경감된 만큼 정부 관료들이 추진력 있게 정책을 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은 내년 상반기에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가시화할 것이란 데는 논란이 분분하다.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은 지난 10월 외환은행 지분(51.02%)을 6개월에서 1년 내 매각하고 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경제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쉽게 인수후보자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매각이 당장 진행되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 지난 2007년 9월에는 영국계 HSBC은행이 론스타와 계약을 하고 같은 해 12월 금융당국에 승인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외환은행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그 결과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1년 가까이 승인을 내주지 않았고 결국에는 국제 금융위기까지 닥치면서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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