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대마불사(大馬不死ㆍtoo big to fail)'는 이번 금융위기의 화두였다.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대마불사 은행들이 잘못된 유인체계를 가지고 있다"며 "만약 이들이 도박에서 이기면 수익을 쉽게 차지하지만 실패하면 그 부담은 납세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일갈했다.
그동안 자산규모 키우기에 여념이 없던 우리나라의 은행들도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고 '규모의 경제' 중요성만큼이나 안정성과 수익성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외환은행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장기적인 인수ㆍ합병(M&A) 조류에 부침을 하면서도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해 왔고 그 결과는 금융위기의 극복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외환은행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약 8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3ㆍ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58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불과 793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특히 3ㆍ4분기 당기순이익은 4221억원으로 6개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는 법인세 환급분 2300억원이 포함돼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약 2000억원을 영업이익 등으로 시현한 것이다.
외환은행 자산규모가 대형 시중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알짜배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수준이다.
$pos="C";$title="";$txt="외환은행은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홍콩에 IB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은행 중 최강 해외네트워크를 갖춘 외환은행은 철저한 내실경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ize="550,397,0";$no="2009121810544632670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라=외환은행 경영진은 내실 위주의 경영전략을 유지해 온 덕에 외환위기 당시 기업금융 위주의 은행들 중 합병과 업무형태 변화없이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해왔다. 대주주인 론스타 투자 이 후 먹튀논란이 있었지만 외환은행 영업력은 쉽게 위축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시장 점유율 42%를 점유하고 수출입금융부분에서도 30%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탄탄한 해외네트워크 구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올 9월말 기준으로 해외현지법인과 지점, 사무소는 총 29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법인의 지점과 지점의 출장소, 사무소 등 모든 영업망을 총 망라할 경우 21개국 47개 영업망을 보유해 국내 전체 해외네트워크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현지법인 설립에 나설 방침이고 이 후 현지법인의 지점을 늘려 해외영업망을 더욱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세운 홍콩IB현지법인인 '환은 아세아재무유한공사'를 통해 해외 IB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파란눈 행장의 한국식 리더십=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 후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최고경영진이 외국인이라는 점이었다. 취임 초기에는 M&A전문가로, 또는 구조조정 전도사로 불리기도 했지만 파란눈 행장이 달성한 실적과 한국금융 기여도는 오히려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위기 속에서 취임한 래리 클레인 은행장은 지난 2ㆍ4분기 간부회의(Senior Management Meeting)에서 "글로벌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더 크다"며 건전성 개선과 순이자 마진 개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객세분화 작업을 강화해 고객에 최적의 자산운용 모델 등을 제시, 외환은행만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신상품 개발과 신규고객 유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인재확보와 양호한 실적에 대해서 클레인 행장의 시각은 냉철했다.
국내 7개 시중은행 기준으로 외환업무 분야에서 차지하는 외환은행 시장점유율이 45%에 달하고 있지만 훌륭한 인재가 많이 모인 곳이라는 대답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못하다는 인식을 내비치고 있다. 우수인력 유치를 통해 핵심인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적에 대해서도 3ㆍ4분기 누적 순이익에 대해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성장지속을 위한 신동력을 발굴하기에 여념이 없다.
클레인 행장은 지금도 출근 직후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한국말을 배우고 있으며 스스로도 주변인들에게 외환은행은 외국계은행이 아니라 한국의 시중은행임을 알리고 있다.
42년 전 한국은행에서 분리돼 나와 설립된 한국은행이 출산한 한국의 은행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pos="C";$title="";$txt="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이 연말 불우이웃돕기 행사에서 김장을 담근 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클레인 행장은 발효음식으로 겨울철을 나는 한국 조상들의 지혜가 대단하다고 말했다.";$size="550,395,0";$no="200912181054463267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인식의 전환 '나눔은 경쟁력'=외환은행은 지난 2005년 12월 금융권 최초로 자선공익재단법인인 '외환은행나눔재단'을 설립했다. 한시적이고 단발적인 사회공헌활동의 수준을 벗어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는 외환은행이 담고 있는 또 다른 큰 의미가 내포돼 있다.
전세계 21개국, 47개곳에 걸쳐 있는 해외 네트워크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외환은행만의 장점을 이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나눔재단에서 시행하는 모든 사업은 외환은행의 지원과 직원 및 고객들로부터 기부되는 성금으로 운영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금융업종의 경쟁력 핵심은 인재인데 직원들이 각종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한 조직에서 자부심이 크고, 특히 국제적으로도 외환은행의 나눔활동을 통해 한국 금융회사의 이미지를 개선, 이는 장기적으로 은행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외환은행 나눔재단에서는 '외환다문화가정 대상'제도, 모범가정상, 청소년 봉사상, '모범 국제결혼 이주여성 모국방문사업 지원' 등을 꾸준히 진행중이다.
외환은행나눔재단은 지난 15일 개최된 '대한민국 휴먼대상 시상식'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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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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