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4대강 예산안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6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함께 만나는 3자회담을 제안했고, 민주당이 이를 전격 수용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예산을 조정할 수 있는 '최종 결제권'이 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에서 3자회담이 성사될 경우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3자회담이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정국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연말 강행처리 수순을 밟게 되고, 민주당 등 야당은 실력저지 태세로 돌입하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 대화로 정국을 푸는 모임을 가질 것을 다시 한 번 제의 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여야 대표회담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이 대통령이 회담을 주재해 막힌 정국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4대강 예산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여야 간의 극한 대치를 해소하기 위해서 여야가 회담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아침 정양석 한나라당 대표비서실장은 강기정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에게 전화해 3자회담을 타진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비공개 회의를 열어 4대강 예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여당 대표를 만나는 것보다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열린 여야 지도부 회의에서는 물밑 협상 시도에 무게를 싣는 발언도 쏟아졌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4대강 예산도 불요불급한 것이 있으면 계수조정소위에서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4대강) 문제를 협상과 토론을 통해 풀 용의가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협상이 가능하도록 숨통을 트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둘러싼 여야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17일 완료하고 본격적인 예산심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 삭감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힌 뒤 소위 구성에 응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될 '파국'의 기준이 될 계수조정소위 '강행'과 '보이콧'을 확언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국토해양부의 수자원공사 이자 보전비용 800억원 삭감과 수공이 맡기로 한 4대강 사업 철회 등에 대한 입장 요구 시한을 15일로 못 박았지만 계수조정소위 협상 창구는 열어두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나라당도 같은 날 계수조정소위 구성 강행 입장에서 협상시일을 이틀 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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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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