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 설립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M&A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상장회사인 스팩이 설립되면 개인투자자도 소액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기업 M&A에 투자할 수 있게된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C&그룹 등 대어급 매물의 M&A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장외 우량업체들이 투명한 상장 절차를 밟게 돼 그동안 우회상장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머니게임' 등의 논란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팩 도입시 M&A 및 IPO 시장이 확장되고 스팩 경영진의 자발적 비상장기업 발굴을 통해 자본시장 중개기능이 촉진될 것"이라며 "투자회수 시장의 발달로 (벤처)자본의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는 이익 창출보다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성장단계인 미국에 비해 규제 사항이 많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규제를 점차 완화시킨다면 M&A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의 경우 스팩 도입으로 M&A는 물론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고 합병 대상 기업(Pool)을 미국 내 중소기업 뿐 아니라 중국, 인도 등 해외기업으로 넓혀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자본시장 연구원 '스팩 세미나'에서 미국 스팩 설립 전문회사인 '캐피탈 익스큐션 코퍼레이션'의 앤드류 셔먼 대표는 "실제로 최근 미국 IPO 시장에서 스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한다"며 "이중 거의 70~80%에 이르는 스팩이 중국 기업과의 인수합병 (M&A)을 통해 수익을 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스팩이 IB부문의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라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스팩 1호 상장을 준비 중인 대우증권은 지난 15일 '그린코리아기업인수목적회사'의 설립 등기 신청을 모두 마쳤다. 이르면 내년 3월중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준비를 거의 마치고 스팩 설립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팩 제도의 안착은 우량한 비상장 기업을 얼마나 찾아내는냐에 달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팩은 최대 3년 이내에 우량한 비상장기업을 발굴해 합병해야 한다. 만일 기간 내 기업 인수에 실패하게 될 경우 해당 스팩은 해산절차를 밟게 되며 투자자들의 돈은 반환된다.
남기천 대우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은 "사실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우량한 기업들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러나 매년 많은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량한 비상장 기업들은 많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SPAC은 특수인수목적회사로 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투자금을 모아 상장한 뒤 이를 바탕으로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다. 형식은 우회상장과 비슷하지만 SPAC는 실제 사업이 없고 상장만을 위해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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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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