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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TARP 상환 '사실상 종료' 득과 실은?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14일(현지시간) 웰스파고가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을 상환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정부의 은행권 TARP 상환이 사실상 종료됐다.


지역 중소은행들은 여전히 자금 상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은 모두 상환을 종료했거나 이를 선언한 상태다. 특히 지난 주 BoA가 TARP 상환을 선언한데 이어, 이번 주 씨티은행·웰스파고가 줄줄이 그 뒤를 이으면서 미국 은행들이 서둘러 TARP 탈출에 나섰다는 인상이다.

시스템 붕괴 위기에 처했던 미국 금융권에 TARP는 구명줄과 같았지만 그 성과에 대한 평가가 곱지만은 않다.


◆ 위기의 구원투수 = TARP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9월부터다. 재무부는 금융권 위기로 인한 실물경제의 도미노 타격을 피하기 위해 7000억 달러를 들여 이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과 이로 인한 엄청난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당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TARP의 필요성을 의회에 설명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전해진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지 않았더라면 TARP의 승인이 어려웠고, 때문에 리먼의 파산이 다른 은행들을 살렸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TARP에 지원을 요청한 은행은 총 700여개, 이들이 지원받은 자금은 2040억 달러에 달한다. TARP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도 TARP 덕분에 미국 금융권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 은행권 '탈출' 러시, 왜? = 당초 TARP에 참여하는 것은 은행들에게 전혀 ‘주홍글씨’가 아니었다. 오히려 재무부는 금융권에 TARP에 참여할 것과 이를 천천히 되갚을 것을 권했다. 금융권 안정을 통해 실물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TARP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권에게 TARP가 갖는 의미도 변했고, TARP 그 자체도 변했다. TARP 설계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네이슨 전 금융담당 차관보는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당초 내가 설계했던 자본매입프로그램(CPP) 하에서 은행들은 자금을 3년 동안 상환하지 못하도록 정해져 있었으나, 법률이 새로 재정되면서 정부의 심의를 받아 즉각 상환 가능하도록 바뀌었다”며 “심의는 금융기관들의 대출 능력 등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TARP 자금 상환 조건을 규정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는 의미다.


특히 은행들이 TARP를 감옥으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백악관이 보너스·대출 등과 관련해서 금융권에 압박을 넣으면서 부터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이 서둘러 상환에 나섰고, 올스테이트 등 보험사들은 재무부의 지원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네이슨 전 차관보에 따르면 지금도 최소 60개 이상의 은행들이 자금 상환을 원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고, 매주 1차례 이상씩 상환 원하는 은행 측의 문의가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까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US뱅코프 등을 비롯해 총 50여개의 금융기관들이 TARP 자금을 전액 상환했고, 금액으로 따지면 116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은 이 금액이 내년 말까지 1750억 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재무부 남는 장사 했나 = 재무부는 TARP과 관련된 은행들에 성적표에 대해서 만족해하는 눈치다. 재무부가 씨티그룹의 자금상환으로 얻게 되는 수익은 130억~1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멕스 구제금융으로 올린 수익률은 26%, 골드만삭스 투자를 통해서는 23%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TARP를 신청한 은행들이 분기별로 납부한 배당금 수익도 쏠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재무부는 구제금융 미상환으로 인한 손실이 34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2000억 달러 적은 규모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0억 달러의 자금을 2차 경기부양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TARP 효과는? =그러나 TARP 조기상환했다는 사실이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은행들의 자체 능력에 따라 자금을 조달한 것처럼 보이지만 은행들의 부채를 보증하고 부실 자산을 매입했던 미 정부의 지원 없이는 조기 상환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구제금융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재무부가 별다른 규제를 가하지 않고 있어 이 돈이 은행의 안전성을 높이고 대출을 확대하는데 실제로 쓰였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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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를 지원함으로써 메인스트리트를 부양하겠다던 재무부의 원래 계획도 일장춘몽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까지 12개월 동안 상위 5개 은행의 예금 보유 규모가 전년대비 29% 불어났지만 늘어난 예금의 66.1%만을 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5개 은행들이 금융위기 기간 동안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을 통해 지원받은 납세자들의 돈은 1000억 달러가 넘는다. 결국 은행지원이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백악관의 기대는 말 그대로 기대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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