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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 국내주식형펀드로 대이동

[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큰손들의 자금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올 연말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 폐지를 앞두고 그동안 해외펀드에 들어가 있던 10억원 이상의 뭉칫돈들이 사모 형태의 주식형펀드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 투자금이 높을수록 과세 타격이 심하다는 점에서 큰손 투자자들은 현재 해외 투자비중을 대폭 줄이고 국내 비중을 높이는 등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서고 있고 펀드 갈아타기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주식형 펀드는 5개월 연속 순유출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순유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7월 1795억원이 순유출된 데 이어 8월 3051억원, 9월 4195억원, 10월 5624억원으로 늘었다. 11월에는 한 달 사이 7000억여원의 환매 물량이 몰리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의 경우 해지금액이 급격히 줄면서 11월 들어 순유입 전환했다. 설정액은 9월 2조2808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석 달간 2조원대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사모형태의 국내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 5000억여원이 신규 유입된 데 이어 10월과 11월에도 각각 3800억원씩 신규 자금이 불입됐다.


펀드에 부과되는 과세는 주로 큰 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해외펀드에 가입해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국내 펀드와 동일하게 이익금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고, 금융소득 4000만원 이상 투자자들은 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된다. 과세 노출을 꺼리는 투자자들에겐 큰 악재인 셈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센터장은 "해외 주식형 펀드는 주로 거액 자산가가 많이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내년부터 배당소득에 포함되는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상일 경우 종합과세가 돼 38.5%라는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규고객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운용사 고위 관계자도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에 비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여러가지 펀드 가입과 환매 시의 번거로움을 고려할 때 해외펀드에 매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펀드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늘릴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총괄)은 "내년에는 직접투자보다는 주식형펀드를, 해외보다는 국내주식펀드 비중을 크게 늘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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