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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담합 '사상최대' 과징금..후폭풍은? (종합)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2일 6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회사들의 담합 혐의에 대해 6689억원의 공정위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던 그동안의 추측과 지난 12일 1차 전원회의에서 밝혀진 심사보고서의 1조3012억원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규모지만 공정위의 전방위적 담합 제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손인옥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날 최종 심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E1,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6개 LPG 공급회사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 동안 담합해 온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668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및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SK가스가 1987억원, E1이 1894억원, SK에너지 1602억원, GS칼텍스 558억원, S-Oil 385억원, 현대오일뱅크 263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조사협조자(리니언시 신청자)인 1순위와 2순위 업체에 대해서는 과징금액이 각각 100%, 50% 감경된다. 이에 따라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은 4093억5300만원이다.


손 위원장은 "회사들의 부과 능력을 감안하고, 조사 전에 자신신고 하는 등 담합 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과징금 부과율이 달라졌다"며 "일부 작은 회사들의 경우 단순하게 가담했다는 사실 등이 고려, 추가 감경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SK에너지는 1602억원 과징금 전체를 면제받고 검찰 고발도 피했다. SK가스도 1987억원의 절반인 993억5000만원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담합을 통해 가장 많은 부당 이익을 챙겼던 업체가 과징금에서 자유로워 졌다는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정위가 LPG 업체들에 지금까지 과징금이 사상 최대 규모라는 데 주목할 만 하다. 이전까지는 지난 7월 휴대전화용 반도체칩 제조업체인 퀄컴에 부과한 2600억원이다.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은 회사별 관련매출액의 10%까지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회사에 따라 관련매출액의 7%, 5% 부과기준율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의 담합 6년 기간 동안 전체 매출액은 21조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전원회의를 열어, 9시간 가까이 마라톤 심의를 벌이고 이들 업계의 담합 증거로 기업들의 반발을 막는데 주력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6개 업체는 2001년 가격고시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가격고시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가격을 합의하에 결정했다.


이들 업체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적용된 LPG판매 가격을 매월 총 72회에 걸쳐 결정하면서 사전에 정보교환 및 의사연락을 통해 동일 수준으로 결정했다.


이들 수입사로부터 LPG를 공급받는 나머지 4개 정유사들은 이들이 팩스 등을 통해 통보한 가격을 적용했다.


또 공동으로 결정한 LPG 판매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경쟁회피 방안을 마련·시행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LPG 공급사들은 수시로 영업담당 임원급·팀장급 모임을 갖고 LPG 판매가격의 공동결정을 통한 고가유지, 경쟁자제 등에 관한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결속을 유지해 나갔으며 공정위가 확인한 모임횟수만 보더라도 2003년 이후 20여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PG 업계는 여전히 '불복' 입장이다.


LPG 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담합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소송 등 아직 결정된 바는 없으나 개별적 혹은 집단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최종 심사 보고서를 받아본 뒤 그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해당 업체들은 공정위에 재심 요구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부과된 과징금은 우선 60일 내 납부해야 한다. 이후 승소할 경우엔 되돌려 받는 방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온갖 잡음 속에 시간을 끌어 온 LPG 담합건이 결국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로 결론 났지만 이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본다"며 "해당 업체 반발이 심한 데다 경영 여건 악화 속에 장기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정위의 전방위적인 서민 밀접 품목에 대한 담합 제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달 중으로 소주업체의 소주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최종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실무심의를 마치고 담합의혹이 있는 11개 소주업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작성, 각 업계에 전달한 상태로 가정된 과징금만 해도 2263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항공사들도 화물운송료를 담합한 혐의로 최근 공정위로부터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심사보고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에는 4대강 턴키공사 입찰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정호열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1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4대강사업의 턴키공사 입찰 담합과 관련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도 공정위는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제빵 및 우유,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요금, 온라인 음악사이트 운용사, 영화관 관람료,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을 공급하는 4개 제약사 등의 답합 여부를 조사 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LPG 담합 심사를 시작으로 서민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강력히 제재한다는 확고한 방침이다"며 "기업들이 소송을 제기한다 할지라도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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