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제너럴모터스(GM)와 코닉세그의 사브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브의 운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GM이 더 이상 새로운 입찰자를 찾지 않고 사브의 청산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사브의 운명은 오는 12월1일 열리는 GM의 이사회에서 결정지어질 것”이라며 “이사들이 오펠과 마찬가지로 사브도 계속 품고가자고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GM은 사브를 청산하기 위한 긴급대책을 세워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GM의 사브 청산계획은 새턴의 경우를 본 따서 마련된 것”이라며 “사브 차량의 소유주는 GM으로부터 차량 보증을 계속 받고, 정비 서비스 등을 위해서는 새로운 딜러를 배정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GM와 코닉세그의 사브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코닉세그와 사브를 놓고 다퉜던 경쟁사들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인 억만장자 아이라 레너트가 이끄는 렌코그룹과 와이오밍주 소재 투자사 멀뱅코 그룹 등이 그들 중 하나. 전문가들은 협상이 이렇게 지연된 이상 가격 등 조건에 파격적인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이들이 다시 사브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9월 코닉세그를 주축으로 한 사브 인수컨소시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던 중국 베이징자동차(BAIH)는 조심스럽게 지분 매수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당초 사브 인수전에 나섰다 고배를 마신 베이징자동차는 코닉세그와의 제휴를 통해 사브에 투자하고자 했었다. 그러나 코닉세그의 사브 인수가 결렬되면서 베이징자동차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코닉세그의 사브 포기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바이아웃 업체 리플우드 홀딩스의 톰 스톡앰프 산업담당 파트너는 “코닉세그는 그냥 없던 일로 한 것일 뿐”이라며 “사브는 기술적으로도 중요하지 않고 오펠과 같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컨설팅기업 켈리블루북의 에릭 아이바라 이사는 “사브의 재고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에 청산이 진행될 경우 딜러들이 새로 사브차를 배정받는 일은 없을 것이고 재고 처리를 위한 파격적인 할인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GM의 자사 브랜드 매각 협상이 결렬된 것은 오펠과 새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GM은 오펠은 계속 가져가기로 결정한 반면 새턴에 대해서는 청산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챕터 11로부터 탈출하는데 성공한 GM은 브랜드 매각을 통해 보유 브랜드 숫자를 8개에서 4개로 줄이고 실적개선에 매진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잇따른 인수불발이 새출발을 하려는 GM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 크라이슬러 임원이었던 스톡앰프 파트너는 “새턴, 사브의 매각은 불발됐고 오펠 매각은 백지화 됐으며 중국에 매각하기로 한 허머의 경우 아직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라며 “새 출발을 하려고 준비 중인 시점에 애물단지들을 떠안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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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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