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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급등에 금 현물 '물류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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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파죽지세로 오르는 금값으로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귀금속 현물 투자를 늘리면서 귀금속의 보관과 운송에 관한 문제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6% 오른 온스 당 1164.30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올 들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목적으로 금 투자를 크게 늘렸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투자가치가 떨어진 것도 금값 상승에 큰 몫을 했다.

금값이 연일 랠리를 보이면서 금 현물 수요도 크게 늘었다. 상품조사업체인 CPM그룹에 따르면 올해 금 현물 수요는 지난해 보다 21% 증가한 5239만 온스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의 수요량으로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가치가 610억 달러(약 70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투자자들이 금과 연계된 금융자산 보다 현물 보유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수요가 크게 늘은 것. 이로 인해 귀금속이 물류대란이 일어났다.

대부분의 귀금속 금고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금고가 모두 꽉 들어찼다며 아우성을 하고 있다. 여기에 60억 달러 규모의 귀금속을 보관하던 HSBC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개인 고객의 귀금속 보관 영업을 그만두겠다고 나서면서 금고 이동에 따른 유통에 큰 어려움을 나타났다.


HSBC는 귀금속 거래업체인 골드스타 고객의 귀금속을 전담해서 보관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저조한 이익률을 이유로 15년간 이어온 거래를 중단했다. 골드스타 고객인 브래들리 베이어는 "100온스짜리 은괴 50개를 HSBC에 보관 중"이라며 "은괴의 안전한 이송이 큰 걱정거리"리고 말했다.


피델리트레이드의 애널리스트 조나단 포츠는 "금 현물의 이동이 이처럼 활발하게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귀금속 운송작업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특수 시건장치가 된 트럭을 이용하고, 2~3명의 무장요원이 운반을 전담한다. 때문에 금고를 운영하는 업체들도 대규모 금괴 이동에 큰 부담을 느끼는 만큼 개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다른 문제는 HSBC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 금고가 이미 가득 들어찼다는 것이다. 델라웨어에 두 개의 금고를 운영하는 피델리트레이드는 HSBC에서 빠져나온 귀금속이 몰리면서 금고가 가득 찼다고 밝혔다.


금고 운영업체인 골드 실버 볼트의 밥 콜맨 대표는 "귀금속 보관이 큰 수익이 남지 않는다"며 무조건 많이 보관한다고 좋은 일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금고 업체들은 1000온스 은괴는 한 달에 6달러, 100온스 금괴는 한 달에 12달러를 수수료로 챙긴다.


그러나 27인치 강판으로 만든 금고에 초기 투자비용이나 금고 운용 및 관리 비용을 따지면 마진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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