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뒤집어보기<2> 효성
[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사상 최대의 분기 순이익을 발표한 효성의 실적은 착시효과였을까. 하이닉스 인수와 포기 선언으로 화제가 됐던 효성이 3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 1542억원은 분기 기준 최고치. 지난해 같은 기간 173억원 적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깜짝' 실적이다.
하지만 1542억원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외환환산 차익과 파생상품 거래 등의 일회성 이익에 따른 것이었다. 3분기 외환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동기 11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외화환산 이익도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배 가량 증가한 130억원을 기록했다. 파생상품평가이익에서도 지난해 3분기에 400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올해에는 250억원의 이익을 거둬들였다.
결국 효성은 올해 3분기 외환 및 파생상품 관련 손익이 지난해 3분기 1214억원 손실에서 500억원 가까운 이익으로 돌아섬에 따라 지난해와 비교해 1700억원 이상의 실적개선 효과를 봤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효성의 3분기 순손익은 지난해 수준인 셈이다.
외환과 파생상품 관련 손익은 기업의 의지와 관계없이 환율의 영향과 어떻게 거래하느냐에 따라 대규모 이익과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사업의 연관성과 무관하다. 때문에 이에 대한 실적은 실적 모멘텀으로 인식할 수 없고 기업의 투자 잣대에 오히려 혼선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외환, 파생상품의 경우 달러 흐름이나 기업이 얼마나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어떻게 거래를 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사업을 잘해 이익을 거둬 들였냐와는 별개 문제"라며 "기업 실적으로도 인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분법 평가이익도 이익개선에 한몫 했다. 해외 스판덱스 자회사 및 국내 카프로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지분법 이익도 크게 늘었다. 효성의 3분기 지분법 평가익은 지난해 66억원에서 올해 531억원으로 급증했다.
'사상 최대 순이익'이라는 화려함 뒤에 정작 중요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치를 밑돌았다. 효성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4.7% 증가했으나 전분기대비로는 11.4% 감소한 1299억원이었다. 3분기 매출액도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한 1조811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효성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해 언급하기 보다 지분법이익 및 외환차익 급증세 지속으로 사상 최대 분기순이익을 기록한 점을 강조한 것.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의 예상치 하회는 스판덱스 등 섬유ㆍ화학PG 선방 등에도 불구하고 기전 사업 부진 및 창원공장 파업으로 인한 중공업PG 감익에 있다"며 "특히 중공업PG는 기전사업 부진과 창원공장 파업 등 여파로 2분기 대비 감익폭이 컸고 4분기에도 중공업PG 증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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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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