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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문 마친 美 오바마...성과는 기대 이하

[아시아경제 김동환 베이징특파원]중국과 미국. 벌써부터 G2로 불리는 이들의 관계는 운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냥 좋아만 할 수도, 마냥 싫어만 할 수도 없는 두나라간 사이는 애정보다는 애증의 관계가 맞을 듯 싶다.
세계를 호령하는 초강대국 미국과 미국을 견제할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 중인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는 차원이 다른 각별한 관계임에 틀림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3박4일간 중국 방문이 마무리됐다.
올해 1월 취임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번 아시아 4개국 가운데 가장 초점의 대상이 됐다. 일본과 한국 방문은 2일간의 일정이었던데 반해 중국에는 무려 4일을 할애한 것도 그만큼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민감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과 성과를 시간 순으로 재조명해본다.

◆첫 방문지 상하이 도착= 14~15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밤 11시가 넘어선 늦은 시각에 상하이 푸둥(浦東)공항에 도착해 중국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그의 부인 미셸과 두딸을 대동하지 않은 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게리 로크 상무 장관 등 장관급 수행원들이 그를 수행했다.


다음날 상하이시 주요 인사들과 만나 내년 5~10월 열릴 상하이 엑스포 미국 참가를 공식 선언했으며 미국관 건립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상하이 과학기술박물관으로 이동해 500여명의 중국 대학생들과 일문일답을 포함한 강연을 가졌다. 대학생들은 다양한 사안에 대해 질문을 던졌으나 부실한 내용들이 많아 실망스런 결과를 낳았다.
공산당원 가운데 차출된 대학생들은 사전에 짜여진 각본에 따라 걸러진 질문만 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넷을 통해 올라온 질문 가운데 중국의 표현 및 정보 접근 제한ㆍ인터넷 검열을 비판하는 답변을 했으나 관영 신화통신으로 생중계된 문자중계에는 핵심 내용이 빠졌다.

◆베이징에서 2박3일...中과 정상회담= 16일 밤 베이징으로 올라온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한 이는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었다. 중국은 서열 6위인 국가 부주석을 마중을 내보내 극진한 자세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장을 풀자 마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마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일정 가운데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17일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이었다.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된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정상들만의 단독회담 이후 참모진을 배석한 확대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예정보다 1시간 길어진 2시간30분만에 2개의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브리핑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 ▲외교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의견을 교환하고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의견이 일치하는 분야보다 부분적으로 다르거나 첨예하게 부딪히는 분야가 더 많았다.


특히 환율ㆍ무역 분야에서는 이견으로 맞섰고 인권 문제에서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북핵 문제에서는 미국이 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였지만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양국의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국은 티벳은 중국 영토라고 인정하고 양안 협력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중국 편에 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내용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퇴장해 아쉬움을 샀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자금성(紫禁城)을 관광했으며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만난 뒤 중국 최고 지도부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과 함께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각종 공연이 벌어지는 등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원자바오 총리와 맥빠진 면담= 방중 마지막날인 18일 오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오가는 덕담 속에 민감한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기대와 달리 두 지도자간의 성명은 별도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원 총리와의 만남에서 환율ㆍ무역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전날 후 주석과 현저한 시각차를 보인 마당에 원 총리와도 의견조율은 힘들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던 원 총리와는 오히려 경제 문제보다는 북핵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을 떠나 한국을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나눌 회담에서 북핵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원 총리와 오찬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만리장성을 구경하고 중국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견 확인, 합의도출 없어=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결과 당초 예상대로 획기적인 합의도출은 없었고 적지 않은 이견들이 확인됐다.
특히 양국의 가장 큰 현안인 경제 문제에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환율 정책이 변화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미국의 바램과 달리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중국 고위 관리들도 위안화 가치의 변동은 없다고 분명히 밝힘으로써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미국은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카드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티벳을 중국의 영토라고 인정한 것을 비롯해 첨단기술 수출 제한을 조기에 해제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협상을 위한 전략의 일종으로 읽힌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생각보다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결국 양국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고 멀기엔 너무 가까운 관계임이 명백히 드러났다. 앞으로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며 밀고 당기고, 울고 웃는 관계가 지속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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