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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정리해고 초읽기…하남산단 위기 고조

에어컨 제조 전문 캐리어㈜가 당초 예고대로 280명의 정리해고 대상 명단을 오는 13일 통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 하남산단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직장폐쇄와 공장점거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100여개 협력업체를 비롯한 지역 산업계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캐리어 노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명예퇴직을 접수한 회사측은 오는 13일까지 280명의 정리해고 명단을 최종 확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대상인원 선정기준은 단체협상 규정이나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실시한다는 게 회사측의 방침이다.

2006년 콤프레셔 공장을 폐쇄하는 1차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이후에도 계속적인 노무비 및 제조경비 상승,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수출물량이 2003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광주공장의 에어컨 생산물량도 50% 수준으로 줄어 2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광주공장은 1년에 4개월 이상 생산물량이 없어 휴업을 하는 비정상적인 운영이 계속되고 있어 이같은 기형적인 생산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광주공장 자체의 존립도 불투명하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반면 노조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모두 근로자들에게 떠넘기며 조합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의 경영상 어려움은 무엇보다 인력구조조정으로 일관하고 신규 설비투자를 하지 않은 회사의 잘못된 경영 탓이라는 게 노조의 항변이다.


노조는 9일 중식집회 뒤 그동안 모아진 재정자립기금을 쟁의대책기금으로 전환하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장기투쟁에 대비하고 나섰다. 회사측이 예정된 구조조정 수순을 진행할 경우 현재의 합법적인 투쟁을 넘어 최악의 경우 공장점거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지난달 27일부터 4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해오고 있으나 접점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역 3대 백색가전기업 가운데 한 곳인 캐리어 노사가 이처럼 파행으로 접어들면서 하남산단을 중심으로 집적단지를 이루고 있는 협력업체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하남산단에서 에어컨 실외기 부품을 생산하는 A사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불안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생산품 전량을 캐리어에 납품하는 소규모 협력업체나 사내 협력업체의 경우 캐리어 사태가 자칫 조업중단 등으로 확대될 경우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B사 대표는 "캐리어만 바라보고 사는 사내 협력업체들은 상황이 악화되면 곧바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된다"며 "노사가 현명한 해법을 찾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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