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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밍 해결사 SKT 문지형 매니저

"밤낮 못가리는 국제로밍 시간 알리미로 잠재웠죠"

[아시아경제 김진오 기자] #철강회사 해외영업부에 근무하는 A과장. 그는 본부장이 해외출장 중인 것을 깜박 잊고 업무차 전화를 걸었다가 '해외 로밍 중인 전화 받는 분에게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됩니다'라는 음성 메시지가 나오자 마자 화들짝 놀라 전화를 끊어버렸다. 혹시라도 결례가 될까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본부장 스케줄을 확인한 뒤 인터넷으로 현지 시각을 확인한 후에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외 전시회 방문차 유럽 출장길에 오른 B부장은 빼곡한 미팅 일정과 마라톤 업무 회의에서 해방돼 호텔 침대에서 눈을 막 붙일 찰라 갑자기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잠을 깬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처럼 휴대폰 로밍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를 괴롭혔던 문제가 단번에 해결됐다. SK텔레콤이 선보인 'T로밍 현지시각 안내서비스'가 바로 해결사역할을 했다.


T로밍 현지시각 안내서비스는 해외로밍서비스 이용 고객들이 새벽이나 수신이 어려운 시간대에 통화가 걸려오는 불편함을 덜 수 있도록 발신자에게 수신자의 로밍지역 시각을 컬러링 방식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에게 전화를 할 경우, "해외 로밍 중인 분에게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되며, 현지시각은 0O시 OO분입니다"라는 안내멘트가 전달된다.지난 6월 중순 출시된 이 서비스는 지난달 초 10만명을 돌파하면서 출시 4개월만에 히트서비스로 자리매김됐다.


히트상품 뒤에는 스타급 개발자가 존재하는 법. 최근 사내에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문지형 SK텔레콤 로밍팀 매니저(사진)는 30대 초반의 입사 7년차 매니저였다.

문 매니저는 9일 "로밍서비스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구조 자체가 국내 통화 환경과는 다르다"면서 "공간 제약은 물리적인 관계로 해결할 수 없는 반면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한 불편함은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로밍서비스였다"고 말했다.


고객들에게 현지 시간을 미리 알려 국내와 해외 구분없이 시간 차로 인한 불편함을 덜어주자는 배려였다는 것이다.


그가 언급한 현지시각 안내서비스는 일사천리로 진행될듯 했다. 시차문제로 고객들이 휴대폰 사용에 불편을 느낄 것이라는 직감도 들어맞았다. 로밍팀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내에서도 현지시각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로밍팀과 고객간 텔레파시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이를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해외에 있는 로밍 고객의 시간 정보를 알려주려면 해외 통신사에 고객의위치정보를 받아야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대체 그런 서비스를 왜 만든다는 거죠?" 제안을 받은 해외 통신업체 담당자들의 첫 반응은 퉁명스럽기만 했다. 음성통화나 데이터 로밍 등에 국한된 일반적 로밍계약 내용을 벗어난다는 것이 그들의 반박 이유였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서비스 개발은 밤낮없이 꼬박 7개월이 소요됐다. T로밍과 계약된 통신업체만 300여개. 현지시각 안내서비스 내용과 개발 의도를 담아 주고 받은 메일은 수천통에 달했다. 급하게 의견을 주고 받아야 할 때 사용한 국제전화 비용만도 수백만원에 달했다. 올해 회사에서 가장 많은 국제전화 요금을 지출한 직원이 바로 문 매니저였을 정도다.


서비스 런칭 직전 러시아 등 다양한 시간대를 가진 국가의 시간 알림 서비스가 종종 어긋나는 일이 생겨 난감해 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수십번의 반복 테스트를 거쳐 마침내 지난 5월30일, 최종 테스트를 무사히 마쳤다. 산고가 컸던 만큼 기쁨도 컸다.


이 서비스는 현재 T로밍 서비스가 제공되는 181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이 나가는 해외의 99% 지역을 커버하는 서비스인 셈이다.


현지시각 안내서비스는 올해 SK텔레콤의 경영원칙인 고객경험관리(CEM)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더 큰 수확은 초기 현지시각 안내서비스에 회의적이었던 해외 통신사들이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 사업자들은 서비스 구현 방식 등을 문의하는 등 이 서비스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서비스에 만족하느냐고 문 매니저에 묻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로밍이라고 하면 왠지 휴대폰을 쓰면서 부가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분이 들어요. 해외에서도 국내와 똑같은 환경에서 휴대폰을 이용하기 때문에 '로밍'이라는 단어가 없는 세상이 제가 바로 꿈꾸는 세상입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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