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올해 노동계 최대 현안인 복수노조 허용 및 전임자 문제를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 간의 열띤 공방이 펼쳐졌다.
4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주최 '복수노조·전임자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노동계, 재계, 학계에서 각각 3명씩 참석한 9명의 토론자들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노동계는 자율적 단결권을 이유로 복수노조는 당연히 허용되야 하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원칙적으로 노사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하나의 법으로 강제해 오는 것 때문에 이 문제가 13년 간이나 유예됐더 것"이라며 "노조 단결권의 원칙에 따라 기업단위에서 복수노조 금지는 단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기획본부장은 노동기본권 보장을 내세워 "과반수 교섭대표제는 교섭권을 침해하는 문제를 해겨하지 못하며 교섭창구 단일화 여부는 노조의 자율적 영역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임자 임금 문제와 관련,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국제적 기준이 아니며 노조활동을 위한 유급근로면제시간을 부여하거나 노사간의 단체협약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기본적으로교섭창구 단일화와 전임자 문제가 완벽하게 지켜진다는 조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한노총이 선시행 문제점을 지적해준 것에는 동의하지만 자율기간을 2달간 주는 등의 제안은 기업경영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복수노조가 허용된다면 회사에서는 한번만 교섭하기 바라며 다수대표제를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주장하는 '자율'이 마음대로 한다는 뜻으로 이해되는데 이에 대한 뜻을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며 "노동조합의 재정자립 방안은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이 고민해야 할 문제로 사용자가 방안을 만들어 내라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종남 대한상공회의소 상무는 "노사관계 선진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복수노조 허용은 명문상 당연하다"면서도 "기업 혼란 등 법 강행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은 그동안의 노력을 무위도 도아갈 수 있게 할 수도 있다"며 신중함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법적 문제도 제기됐다.
이승욱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복수노조 허용 금지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복수노조 철폐를 조건으로 OECD에 가입했는데 이러한 국제사회 약속을 지금와서 깰 수는 없는 것이며 국제노동기준에도 위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자유무역협상(FTA) 비준이 임박해 있는 상황에서 복수노조를 금지하면 정면으로 FTA 위반이 되며 현대자동차 등의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미국 로펌 등이 배상금을 노리고 법 위반을 제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철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간통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장려하자는 말은 아니지 않느냐"며 원칙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복수노조 허용 금지는 국제법 위반이며 자율교섭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기본권 훼손 측면이 많다"며 "교섭창구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 비례대표제는 적절치 않으며 보편성을 가지고 노사관계는 싱글채널로 가는게 세계적 현상"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는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금지 시행 강행을 고수하고 있는 노동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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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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