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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암운 감도나

사실상 출구전략 이미 시행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미 증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다우지수는 사흘 연속 1만선 회복에 실패했고, S&P500 지수도 사흘째 음봉을 형성하며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20일 이동평균선을 무너뜨린데 이어 지난 새벽에는 5주 이평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미증시를 감싸기 시작한 불안감의 핵심은 금융주 약세다.

월가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리차드 보브의 혹평에 이어 이제는 오바마 행정부까지 금융규제 강화안을 들고 나섰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대마불사(too big to fail)를 제한하기 위한 금융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역시 여기에 힘을 싣는 발언을 잇따라 하고 있다. 지난 새벽에도 "소비자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규제는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들 우려가 있다. 지난 3월 이후 미국 증시는 금융업종을 중심으로 상승해왔다. 지난해 금융위기 원인을 금융주가 제공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금융주의 약세는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개연성이 있다.


미 증시에 대한 우려감은 채권, 외환, 상품 등 다른 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 채권 금리가 하루에 0.1%포인트나 급락했고, 약세를 보이던 미달러화는 어느덧 강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미증시 상승과 함께 승승장구하던 상품가격도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출구전략 구사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비록 당장 금리를 올리진 않겠지만 사실상 출구전략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상태다. 강한 증시상승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에서 '변형된 출구전략'이 지속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다면 시장의 우려는 커질 수 있다.


소비회복 지연도 부담스럽다. 지난 새벽 미 증시가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밖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특히 경기평가를 나타내는 현재 상황지수는 20.7로 1983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그동안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부문이 경기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는데, 지난 2년간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연말 소비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만큼 올해 연말에는 소비 회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소비가 살아난다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자연스레 주가 상승세로 연결되는 중요한 고리였던 셈인데,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이같은 수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남아있는 변수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미 증시가 이렇다할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번의 분기점이 의미없이 지나간다면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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