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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時運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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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時運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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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시운(時運)과 맞아떨어져야 더욱 빛이 난다. 특히 좋은 결과 뒤에는 늘 빛나는 리더십이 조갯속 진주처럼 숨어있기 마련이다.


26년만의 청소년 월드컵 4강 도전은 얼마전 좌절됐지만 아직도 기분좋은 여운이 남아 있는 듯 하다. 가나와의 8강전을 시청하면서 비록 승부에서는 졌지만 64 대 36의 볼 점유율이 보여주듯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다는 묘한 만족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스타 선수 한명 없이 과학적 체력단련 시스템으로 한국축구를 세계 8강수준으로 끌어올린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을 떠올려본다. 선수들에게 경어를 쓰면서 강도높은 훈련을 이겨내게 한 '홍명보리더십'은 우리가 새롭게 발굴한 진주와 같다.


최근 서남표 KAIST총장과 100분 가량 대담을 하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서 총장은 취임후 3년여 동안 과감하게 개혁을 밀어붙였다. 철밥통으로 불리던 교수들의 정년보장제에 메스를 들이대고, 정부지원금으로 사실상 공짜수업을 받던 학생들에게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납부토록 했다.

그러자 비난 대신 오히려 칭찬이 쏟아졌고 KAIST에는 수 백억원대의 기부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서 직전 KAIST 총장을 지냈던 로버트 러플린 박사가 총장 재임시절 여러 가지 개혁을 시도하려다 학내 반발로 물러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서남표 리더십'에는 열정과 추진력이 꿈틀거렸고, 러플린 전 총장의 실패에 대한 보상심리와 여론의 지지 등이 든든한 원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통신시장에는 '이상철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통신시장 만년 3위이던 LG가 내년 초를 목표로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통신 3형제 합병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통합법인 CEO로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장관을 낙점하는 히든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IT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이 전 장관은 LG의 경쟁업체인 KT의 CEO를 지냈다. '적장'을 과감하게 기용하는 LG그룹의 승부수에 대해서도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이상철 전 장관은 장관 재직시절, IT펀드를 조성하고 초고속인터넷시장을 확대했으며 휴대폰 010번호제를 처음 도입하는 등 엄청난 추진력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정통부장관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러 대학으로부터 총장직 제안을 받는 등 인기를 누리다 이번에 광운대 총장을 마치고 LG경제연구원 고문으로 다시 업계로 돌아왔다.


이 전 장관의 업계 복귀는 총장 임기 만료 시점에, 변화와 도전을 꾀하는 LG그룹의 선택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이 전장관은 앞으로 3개월여 간 LG통신 3사의 합병작업을 진두지휘하며, 만년 3위 업체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3위 업체의 반란은 한국 통신시장에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신 삼국지와 같은 새로운 역학관계를 만들어내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이상철 리더십은 자기주도적 삶에 대한 확신에서 나오는 것 같다. 이 전 장관은 항상 "멀미가 심한 사람도 자기가 차를 운전하면 멀미하는 법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 말은 인생이나 기업 어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면 비록 오르막과 내리막이 빈번하게 교차하더라도 멀미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철 리더십은 또한 새로운 도전과 만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특징이 있다. KT프리텔을 만들어 초대 사장을 지낸 일이나 KT사장 시절 민영화를 성사시키는 등 이상철 리더십은 늘 변화와 친숙하다. 이상철 리더십의 힘은 아마도 새로운 비전과 창조적 해법 속에 녹아 있는 듯 싶다.


이석채 전 정통부장관을 올해 초 CEO로 영입한 KT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전직 KT사장이 경쟁업체 수장으로 KT와 맞서는 껄끄러운 구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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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정통부장관간 경쟁구도라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 속에서 이통시장 부동의 1위인 SK텔레콤의 정만원 사장이 어떤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지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성장 정체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던 국내 통신시장에 '이상철 카드'가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도전을 자극하는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동원 부국장 겸 정보과학부장 dw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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