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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별 수능점수 공개 파장 커지나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치권과 일부 언론을 통해 전국 고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순위가 공개됐다. 교육업계 안팎에서는 '우려했던 결과'라며 고교 서열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순위 자료가 공개됐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12일 조전혁(한나라당) 의원실은 일부 언론을 통해 전국 고교의 지난해 수능성적 원자료 분석해 언어·수리·외국어 등 3개 영역의 1등급 학생 비율 및 평균 점수의 학교별 순위를 공개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9월 국회의 요구에 따라 수능 원자료를 공개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올해 4월 학교와 개인 이름을 제외하고 230여개 시·군·구 단위로 성적 자료를 분석해 공개했다.


또 7월부터는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하겠다'는 서약서를 쓰는 조건으로 국회의원들에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방문해 열람하는 형태로 수능 원자료 공개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에서 조전혁 의원이 수능 원자료 직접 공개를 요구했고, 조 의원을 포함한 교과위 의원 7명이 CD에 담긴 수능 원자료를 제공받았다.


원자료를 제공한 지 한달도 안돼 고교 실명이 거론된 서열화 자료가 언론을 통해 배포됐다. 수능 원자료 일부 공개 방침을 세웠을 때부터 교육계 안팎에서는 고교 서열화는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교과부는 고교서열화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의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 등 제재를 할 방침을 밝혔으면서도, 결과적으로 의원들의 '열람' 제공에서 'CD로 직접 제공' 방식으로 바뀌면서 서약서 조건이 흐지부지돼 서열화 방지의 마지막 수단도 사라졌다.


그러나 교과부는 "학교서열화는 원하지 않았으며 당혹스러운 결과"라는 무책임한 해명을 했다.


양성관 교과부 인재기획분석관은 "우리는 학교명을 지운 채 자료를 제공했으며 학교명은 해당 언론이 확인한 것"이라며 "성적자료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 의원들에게 '제공'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 순위로 공개돼 당혹스럽지만 의원들이 자료를 요구하면 사실 거부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전국적으로 서열화한 고교 자료를 대학들이 입시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확대된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대학들이 사정과정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고교등급제를 사정의 한 요소로 넣을 수도 있다. 또 올해부터 실시되는 서울지역의 고교선택제에도 고교의 서열화 자료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호기심으로 열어본 판도라 상자는 결국 공교육 붕괴라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학교별 성적 유출에 대해 교과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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