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삼성의 인재양성 감탄했다"..피터 슈 트랜센드 사장

"최고의 제품 위해 고가라도 삼성전자 부품 쓴다"

[아시아경제신문 김정민 기자]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 참석차 찾은 타이완에서 트랜센드(transcend)사의 피터 슈 사장을 만났다. 반백의 머리에 가벼운 와이셔츠 차림은 타이완 굴지의 IT회사 창립자이자 오너 CEO라기 보다는 방금 현장에서 돌아온 엔지니어의 느낌이 강했다.


트랜센드는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타이완의 중견 IT회사로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받아 USB 메모리, MP3, 디지털액자, 메모리 모듈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메모리 분야에서 킹스턴, 샌디스크에 이어 세 손가락안에 드는 주요 거래처로 이재용 전무 등 삼성전자의 고위 인사들이 타이완을 방문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다.

타이페이시 중심가에서 15분정도 떨어진 본사 1층 접견실에서 만난 피터 슈 사장은 당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가며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삼성의 인재양성 감탄했다"=트랜센드는 불과 5년새 매출액이 두배로 늘어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피터 슈 사장은 아직 배가 고프다. 지난해 8000만개에 달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등 2억명 가까운 전세계 소비자들이 트랜센드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브랜드 인지도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 피터 슈 사장 뿐 아니라 타이완의 IT기업 대다수가 꿈꾸는 미래다. 그는 "아시아인들이 밀집한 곳에서 우리 브랜드로 사업을 해나가고 싶다"며 "타이완 기업들도 이젠 자체 브랜드로 비지니스를 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단기간에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트랜센드가 나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는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대상이다. 특히 피터 슈 사장은 '인재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삼성의 인재관에 열렬한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트랜센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브랜드를 발전시켜 나가느냐"라며 "삼성의 지역 전문가 과정 등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장기적인 안목과 비전을 갖춰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감탄했다.


이를 반영하듯 트렌샌드의 해외영업담당 임원은 삼성전자 출신의 한국인이다. 95년부터 2000년까지 6년동안 삼성전자 타이완 주재원으로 일했던 조만재 부사장은 트랜센드에서 한국은 물론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전체의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재직할 때에도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지역 영업을 담당했다.


조 부사장 영입이후 트랜센드는 한국시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워낙 진입장벽이 높아 애를 먹고 있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10월이후 한국시장에서 디지털액자 등을 판매해 월 평균 2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2곳 정도 추가 개점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파트너"=피터 슈 사장에게 삼성전자는 가장 중요한 거래처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수입한 메모리 반도체 규모만 연간 4억달러 가까이 된다. 연간 매출중 40% 가까운 금액이 삼성전자에 부품대금으로 지급되는 것. 의존도가 99%에 달하지만 대안이 없다. 비싼 만큼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는 삼성전자의 메모리가 바로 트렌샌드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게 피터 슈 사장의 판단이다.


피터 슈 사장은 "군수품 등 산업용 PC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삼성전자외에는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없다"며 "최고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는 만큼 가격 또한 높지만 트랜센드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랜센드의 제품의 최종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데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덕도 크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한 메모리 공급가격에 대해서도 별다른 불만을 내보이지 않았다. 수급 불균형으로 적자상태이던 반도체가 균형을 맞춰가는 단계인 만큼 곧 건강한 가격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피터 슈 사장은 "가격 인상은 시장 전반에 걸친 문제"라며 "우리입장에서도 쌓아놓은 재고 물량이 최소 1~2개월치나 돼 다시 급격한 가격하락이 발생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타이페이=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