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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장 퇴장하면 주가도 흔들릴까

기업 수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퇴장하면 주가도 흔들릴까.


최근 1~2년 사이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사임 이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명예회장이 물러난데 이어 불과 2개월만에 검투사 황영기 KB금융 회장이 사퇴했다.

일단 기업의 회장이 사임하면 경영상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나아가서는 장기적인 기업 경영전략에 혼선이 생길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는 아니다. 하지만 과거 회장의 사임 이후 주가 관계를 살펴보면 오히려 주가가 상승, 역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상품 투자실패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직무정지 상당)로 사퇴압력을 받아온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3일 결국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날 주가는 코스피지수의 하락 속에서도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날보다 900원(1.49%) 오른 6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전날보다 많아 140만주를 기록했다.


감독 당국의 징계조치 소식으로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기 때문에 주가를 움직일만한 갑작스런 충격이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한 증시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이익의 대부분이 자회사인 국민은행에서 나오고 은행장과 지주회장이 분리돼 있끼 때문에 지주 회장의 사의 표명은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는 재료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도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 비자금 특검 이후 전격 퇴진을 선언했던 지난해 4월22일 당일 소폭 상승세로 마감한 바 있다. 4월2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 오른 67만5000원을 기록했고, 23일에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불과 5거래일만에 역대 최고수준인 71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년 반이 지난 현재 주가는 80만원시대를 뛰어 100만원 시대를 넘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또한 형제의 난으로 박삼구 회장이 사임했다. 지난 7월28일 박찬구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에서 해임시키고 박삼구 회장도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7월28일 장마감 이후 갑작스럽게 발표한 소식에 다음날(29일) 주가는 -6%대로 떨어졌다. 금호산업 주가는 경영진간 갈등으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반영했다. 하지만 오너 형제간 지분 경쟁에 대한 기대심리로 30일부터 상승세로 반전, 1만37000원짜리 주가가 나흘만에 1만4200원까지 올랐다.


한 증권 전문가는 "물론 기업을 책임지는 회장이 물러나는 것은 경영에 대한 리스크가 발생하는 문제"라며 "결국 주가는 기업가치에 의해 평가되기 때문에 기업 경영이 악화되거나 회사의 존폐 위기 기로에 있어서 사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우선시한 사임은 기업의 재평가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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