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가 주최한 ‘경제·재정전망 공청회’에선 경기회복기에 대비한 ‘출구전략’ 시행 논의를 놓고 주요 경제연구기관 관례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박종규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은 최근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출구전략에 대한 국제공조 방안에 대해 “이번 세계 금융위기는 모든 나라에 한꺼번에 닥쳐와 대응방향을 공조하는 게 ‘시너지’ 효과가 컸지만, 경기회복은 아시아는 굉장히 빠르지만 미국과 유럽은 지지부진하는 등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히려 출구전략을 공조한다면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 때문에 세계경제가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출구전략’과 관련한 정책은 여건이 되는 나라부터 먼저 시행하는 게 적당하다는 게 박 실장의 설명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도 “현재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회복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자칫 확장적 정책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자산가격 급등이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책 정상화와 함께 확장적 기조의 강도를 줄이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다”고 사실상 출구전략의 조기 시행을 요구했다.
다만 그는 “정책 전환은 고통과 비용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급격한 진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책 효과에 시차가 발생하는 부분은 선제적 조치가 요구되나, 금리 인상과 재정 지출 조정은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장은 “지난해말 정부가 ‘긴급조치’ 성격으로 시행한 양적 완화 정책이 일부 거둬들여지는 등 출구전략은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남은 건 이제 금리인상과 재정수지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시키는 것 정도고, 금리인상은 선진국 동향을 보면서 국제적으로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재정 문제를 보면 아직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단계는 아니다”면서 “수치상으론 내년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4%대에 이르겠지만 ‘GDP갭(GDP성장률-잠재성장률)’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나라보다 빨리 나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잠재성장률 시현이 출구전략 시행 시기의 기준이 된다면 정책 대응이 너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당국이 판단할 몫이지만 (경기회복의) 속도와 흐름을 보면 미리 수 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정책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들기 전에 정책 기조를 성급하게 바꾸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면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민간에 자생적인 회복 능력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 중기적인 안정 성장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출구전략’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미리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거시정책과 금융시장 안정 대책, 한시적 일자리 대책 등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 내용이) 발표될 경우 (시장에서) 어떤 ‘시그널(신호)’로 받아들일지가 고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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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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